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득점 없이 비긴 칠레와의 평가전에 대해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면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자평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달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벤투 감독은 데뷔전이던 7일 코스타리카전을 2-0 승리로 장식한 데 이어 이날 무승부를 기록하며 첫 2연전을 일단 무패로 마쳤다.
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답게 수준 높은 기량을 뽐냈다. 한국은 상대 압박에 밀려 골키퍼 김진현(31ㆍ세레소 오사카)과 수비수 장현수(27ㆍFC도쿄) 등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지만 상대 공격이 빗나가는 바람에 실점은 면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 한 명의 한 명의 기량, 실수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1월 아시안 컵을 위해 노력할 점도 많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다음 달 우루과이(12일), 파나마(16일)와 평가전을 치르는 데 일부 멤버에 변화도 예상된다.
다음은 벤투 감독 일문일답.
-소감은.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 상대가 상당히 우수했다. 칠레는 지난 수년 간 감독이 바뀌었어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고 우수한 선수가 많은 팀이다.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이런 팀을 상대로 장악하고 우리 스타일을 보이려 했고, 경기 중에 실제로 그런 장면도 있었다. 양 팀 다 좋은 득점 기회들이 있어서 득점이 있는 무승부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을 거라 생각한다.”
-두 경기 무실점으로 잘 막은 것 같은데 내용적으로 수비진의 실수가 좀 있었던 같다.
“워낙 강한 상대를 앞에 둬서 경기 중 당연히 일부 상황에선 어려움이 발생할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전반에는 결정적인 기회를 헌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공격과정에서 볼을 빼앗기긴 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없었다. 후반엔 마지막 순간 포함해 두 번 정도 있었다. 상대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실수해서 헌납한 기회였던 것 같다. 괜찮은 경기 했다고 본다.”
-두 경기 총평은. 처음 영상을 봤던 것과 직접 훈련시켰을 때와 다른 점과 가능성 등을 듣고 싶다.
“과거의 대표팀 모습은 조금씩 배제하려 한다. 부임하기 전 모습은 이미 과거이고, 그 과거도 존중을 받아야 한다. 경기는 이미 치러진 것이다. 우리가 일주일전부터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면서 훈련했고 그를 통해 두 경기를 치렀다. 우리가 가진 철학과 플레이스타일을 통해 경기를 치렀다. 두 팀을 상대했는데 항상 팀에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한 달 뒤에도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진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 내릴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1월에 있는 큰 대회(아시안 컵)를 앞두고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뛴 선수들이 10월 대표팀에 얼마나 반영될지. 새로운 프레임을 짤 것인지. 10월에 새로 들어올 선수들 있다면 어떤 장점이 필요할지.
“이번 명단은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월드컵 3경기와 최종예선 10경기를 통해서 확정한 명단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기술 파트의 조언을 받아 선발한 선수들도 있다. 이후 명단에 대해선 내가 마지막 결정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10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고 많은 (리그)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분석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새로 들어올 선수 기준이라면 당연히 기술이 있어야 한다. 또 대표팀에 대한 열망이나 간절함이 중요한 요소가 되겠다. 지금 있는 선수들은 충분히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10월에는 일부 바뀔 수 있지만, 대표 선발할 때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
-오래 전부터 한국은 후방에서 빌드업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항상 결과를 내야 해서 포기하는 경우 많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우리 팀의 스타일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주문은 했지만 이런 스타일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선수들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어려울 때는 다른 방식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이 스타일을 유지할 거냐고 묻는다면 100% 확신을 가지고 할 거라 말하겠다.”
-오늘 경기장에서 이승우가 전광판에 보이자 많은 팬들이 함성 질렀다. 기용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지난 경기와 이번 경기 공격선수 운용 차이점은.
“전술적인 판단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없었다. 마지막 교체 상황에서 이용이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한 것이다. 전술적인 판단 때문에 이승우는 기용이 안됐다. 공격 쪽에서는 앞 경기와 다른 공격 상황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 확인하고자 했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l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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