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트럼프의 민낯, 밥 우드워드 ‘공포’ 주요 내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트럼프의 민낯, 밥 우드워드 ‘공포’ 주요 내용

입력
2018.09.11 20:45
수정
2018.09.11 20:50
0 0

도널드 트럼프 정권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 정권의 붕괴가 아닌 지도자를 김정은이 아닌 다른 인물로 교체하는 맨 체인지 작전을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핵심 측근인 비서실장도 사전에 상대방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막무가내 국정 운영행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미국의 원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11일(현지시간) 출간한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포함됐다. 다음은 신간을 통해 새로 공개된 주요 내용.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부 혼란 고발한 밥 우드워드 신간-‘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부 혼란 고발한 밥 우드워드 신간-‘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 연합뉴스

◆오바마도 ‘김정은 맨 체인지’ 검토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북핵 문제가 심각해지자, 존 브레넌 당시 CIA 국장은 정권을 바꾸는 레짐체인지가 아닌 지도자를 다른 인물로 세우는 맨 체인지 작전을 검토했다. 이는 미 국방부의 일급 기밀 작전계획인 ‘OPLAN 5207’과 ‘OPLAN 5015’에도 포함됐다. 당시 정보 당국이 레짐 체인지가 아닌 맨 체인지를 검토한 배경에는 이라크 공습 감행 사건인 사막의 여우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탓이 컸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맨 체인지 작전을 검토했다. 2017년 9월 말 경,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의원은 맥 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도발적인 제안을 했다. “중국이 핵심이다. 우리가 아니라 중국이 김정은을 죽이고, 중국이 통제할 수 있는 북한 장군으로 지도자를 교체해야 한다. 아니면 중국이 김정은을 통제해서 핵 개발을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북 사이버 공격 검토하다 중국 역공 우려 포기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군사옵션과 함께 북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적극 검토했지만 중국의 역공을 우려해 끝내 포기한 사실도 드러났다. 백악관 참모들은 사이버 공격을 북한의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마술’로 인식했다.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국가안보국은 중국에 있는 북한의 컴퓨터 서버로 침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공격을 자신들을 겨냥한 것으로 인식해 모두가 휩쓸리는 사이버 전쟁의 격변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백악관의 한 고위 참모는 “중국의 사이버 반격을 우리가 감당할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했다. 사이버 공격은 인터넷과 금융,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었다. 이에 안보라인의 고위 관료들은 사이버 공격을 극구 반대했다.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새로운 논의는 없었다.”

◆트럼프 “사드와 주한미군 전부 철수하라”

“2017년 7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 안에 있는 전쟁상황실 ‘탱크’를 방문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것을 보다 못한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만든 자리였다. 외부의 방해가 없으면 더 집중하고 이해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인 유럽이 미국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무역협정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게리 콘 전 위원장의 반대했지만 소용 없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유럽이 지지하지 않는다며, 유럽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갑자기 트럼프는 한반도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와 주한미군 전부를 철수하자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매티스 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반대했지만, 트럼프는 불 같이 화를 냈고, 결국 회의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멍청이(fucking moron)”라고 부른 자리였다. 이 발언을 다수의 참석자들이 들었다. 맥 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집에 일이 있다고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골드먼삭스 출신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라 붙어 동맹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비위를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중에 “남한은 우리와 무역협상을 안 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북쪽의 미치광이(crazy guy)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시점에 외교안보라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와 학습능력 부재, 위험한 관점을 극도로 걱정했다.”

◆”나랑 시진핑 관계 좋아” 트럼프의 시진핑 사랑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22일 대북 제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되자, 시진핑 중국 주석과 자신 사이의 관계가 매우 좋았던 때문이라고 자찬했다. 맥 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결국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고 누차 경고했지만 소용 없었다. 2017년부터 백악관에서 근무한 한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결론을 내린 것에는 의견을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파기 문건 최소 2번 훔쳐”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관세 부과를 주장했다. 게리 콘 백악관 경제위원장은 “주식이 1,000~2,00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답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수시로 무역협정을 깨자고도 주장했다. 롭 포터 백악관 선임 비서관은 “그 분이 한미FTAㆍNAFTA에서 관심을 돌리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이에 게리 콘 위원장도 동의했다. 최소 2번, 포터는 트럼프의 지시대로 FTA 탈퇴 명령 문서를 작성했고, 포터와 콘은 이를 최소 2번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서 슬그머니 훔쳤다. 다른 경우에는 문서 처리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겐 미리 정리된 계획이 없었고 모든 것은 늘 즉흥적으로 결정됐다.“

◆켈리에겐 통보도 안하고 트위터에 임명 발표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비행기에서 트럼프를 수행하던 도중, 트럼프는 프리버스에게 후임으로 존 켈리는 어떠냐고 물었다. 프리버스는 그라면 훌륭하다고 답했다. 잠시 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는 “나는 존 켈리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날 밤 켈리가 프리버스에게 와서 트위터가 나올 때까지 전혀 몰랐다며 화를 냈다. 켈리는 다음날 결국 비서실장 자리를 수용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를 안 맡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수 시간 동안 연락을 끊었는데, 그 시간에 부인을 설득했다고 한다.”

◆”배넌은 개자식(Motherfucker)”

“트럼프는 2017년 8월 18일에 고위 보좌진에게 “나는 방금 배넌을 해고했다. 그가 북한이랑 군사옵션 없다고 말한 거 봤나? 개자식(Motherfucker).”라고 말했다. 배넌은 그 유명한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 발언이 과장이라고 했으며,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고도 했다.“

◆켈리 “한국은 동맹” 트럼프 FTA 취소 막아

“2017년 8월 25일 트럼프는 NAFTA, 한미FTA, WTO 모두에서 탈퇴하자고 발언했다. 존 켈리 비서실장은 한미FTA를 앞세워 트럼프의 공격을 방어했다. “한국은 동맹이다”라고 말했다. 롭 포터 백악관 선임 비서관은 “한미FTA는 오히려 무역 적자를 감소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북한과 중요한 시점에 무역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 당장은 한미FTA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