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워드 신간 내용 중 일부, 오바마 정부 당국 판단
“아버지 김정일은 핵실험 실패한 과학자들 처형 조치
김정은은 실패 용납하면서 북핵 기술 진전 시킨 지도자”
오바마 트럼프에 인수인계하며 “북핵이 최대 골치거리”
미 정보 당국은 북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있어 김정은을 김정일보다 더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11일(현지시간) 출간한 화제의 신간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서 기술한 내용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근무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과의 인터뷰 한 부분이다.
책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론 만평 등에서 불안정한 미치광이처럼 묘사되는 것과 달리,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북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있어 효과적인 지도자라고 판단했다.
김정일의 경우 핵 실험에 실패한 과학자들을 처형하는 데 급급했지만, 김정은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신념으로 실패를 용납하고 대신 핵 기술을 더욱 진전시켜 나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김정은이 무슨 이유로 이토록 핵 추구에 열을 올리는지에 대해선 미 정보당국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클래퍼 국장은 “더욱 중요한 사실은 무엇이 김정은을 (핵 추구로) 몰고 가는지, 그의 발화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책에는 미 대선 이틀 뒤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만난 일화도 담겨 있다.
20분 간으로 예정됐던 두 사람의 만남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는데,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반도가 가장 골칫거리다. 당신에게도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훗날 스태프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 문제가 가장 큰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정보 분석가는 “오바마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해 눈을 감고 귀머거리, 벙어리처럼 행동한 데 대해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왜 오바마 팀이 트럼프에게 ‘북핵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지 알 것 같다”며 “그들은 문제를 숨기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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