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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 “국민차 자리 되찾자” 준중형 반란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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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 “국민차 자리 되찾자” 준중형 반란의 계절

입력
2018.09.11 15:00
수정
2018.09.11 18:14
20면
0 0
아반떼. 현대차 제공
아반떼. 현대차 제공
아반떼. 현대차 제공
아반떼. 현대차 제공
K3. 기아차 제공
K3. 기아차 제공
볼트EV. 한국GM 제공
볼트EV. 한국GM 제공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밀리더니, 지난해에는 신형 그랜저에도 고전을 면치 못한 준중형 승용차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올해 2월 완전변경 모델로 찾아온 K3에 이어 주행에 중점을 둔 벨로스터, 그리고 볼트 같은 친환경 차 등 다양한 준중형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며 판매가 호조세다. 여기에 국민차 자리를 되찾겠다며, 3년 만에 얼굴과 심장을 모두 바꾼 아반떼가 준중형 세단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준중형 세단은 오랫동안 자동차 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며 가장 인기 있는 세그먼트였다. 절대강자 아반떼를 선두로, SM3, 크루즈, 포르테 등이 강세를 보이던 2009년만 해도 전체 승용차 판매의 22.0%(25만8,397대)를 차지하는 1위 세그먼트였다. 내부공간 기준인 축거를 늘리면서 중형차 크기에 버금가게 커진 데다, 최첨단 안전ㆍ편의장치 등 고급성에, 고연비ㆍ합리적 가격 등 경제성도 갖춰 소비층이 두꺼웠다.

그러나 이후 레저 인구 확산과 함께 내부공간과 트렁크가 더 큰 SUV 선호현상이 강해지며 2012년에는 점유율이 20.0%까지 떨어졌다. 이후 QM3, 티볼리 등 소형SUV 등장으로, 준중형차는 사회초년생들조차 외면하기 시작했다. 2014년 16.2%로 하락한 점유율은 지난해 10.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새로운 국민차 반열에 오른 그랜저가 등장하며 준중형차 수요까지 앗아갔다. 지난해 판매량은 13만2,080대로, 아반떼(8만3,861대), 쏘나타(8만2,703대)를 넘어선 국내 1위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장 차 자리를 제네시스에 넘겨준 이후 그랜저가 보다 날렵한 디자인에, 편의성을 높이면서 구입 연령층이 20ㆍ30대가 30%를 차지할 정도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준중형 세단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7월 누적 점유율이 12.1%(9만1,282대 판매)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다른 세단 차급의 판매 비중이 떨어진 반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로 크루즈 단종에도 다양한 성격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주목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는 준중형차급으로 현대차에서 완전변경 모델로 벨로스터와 2018년형 아이오닉, 신차 벨로스터N 등을 내놨고, 기아차에서는 완전변경을 거친 K3를, 한국GM은 2018년형 볼트EV, 르노삼성은 2018년형 SM3 Z.E 등을 출시하며 시장을 키웠다. 지난해 99대만 판매된 벨로스터(벨로스터N 포함)의 경우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찾아오면서 8월 말까지 총 2,478대 팔렸다. 주행성능 향상을 위해 전 라인업을, 터보 가솔린 엔진(카파1.4ㆍ 감마1.6, 누우2.0)에, 7단 DCTㆍ수동 변속기, 오버부스트 등을 적용해 박진감 있는 주행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덕이다.

기아차 K3는 아반떼를 넘어섰다. 단일모델(가솔린 1.6)로만 출시했는데도, 8월까지 3만930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비 대비 71.4%가 늘어난 수치다. 6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치면서 역동성이 가미된 외관에, 새로운 동력계인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ㆍ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 적용, 경차 수준 연비(ℓ당 15.2㎞) 등 성능을 향상한 결과다.

한국GM의 친환경 차 볼트(EV 포함)도 8월 말까지 4,729대가 판매되며 한국GM 전체 차종에서 유일하게 전년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모델이 됐다. 순수전기차 볼트EV의 경우 미국 GM에서 직수입하는데,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거리는 시간) 7초대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3.2㎞에 달해 운전자들 사이에선 최적의 전기차로 불린다. 한국GM 관계자는 “고객 선호가 높아 내년에는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GM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출시된 아반떼는 하반기 다크호스로 불린다. 현대차가 내수 판매목표로 내년까지 12만대를 설정할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이지만, 외관과 파워트레인을 신차급으로 바꿨다. 현대차는 아반떼 구매고객의 67%(지난해)가 생애 첫차 구매자이고 구매 연령은 20ㆍ30세대(42%)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 다소 파격적으로 스포티하고 강렬한 외관으로 변신을 꾀했다. 특히 K3에서 검증받은 무단변속기를 결합한 1.6 멀티 포인트 인젝션(MPI) 엔진을 탑재해 경제성을 더욱 높였다.

1.6 엔진을 부착했지만 중형 세단급 부드러운 주행 감성을 보이도록 설계했고, 부족한 출력은 11월 출시될 아반떼 스포츠가 보충할 예정이다. 가솔린 1.6 터보 엔진과 7단 DCT를 부착해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손석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위원은 “준중형차가 영역에서 특성 있는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며 운전자들 선택이 늘고 있다”며 “하반기 더 눈에 띄는 신차가 없는 만큼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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