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방북 결과 공유
백악관 추가 메시지 전해질 듯
12일부터는 중국ㆍ일본 차례로 방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약 1주일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 협상을 담당하는 한미 외교 실무진이 회동하면서 북한 비핵화 방안 관련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방한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 협의를 가졌다. 11일 오전에는 외교부를 찾아 강경화 장관을 예방하고 이 본부장과 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비건 대표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특별대표로 임명된 이래 방한한 것은 처음이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잇단 회동을 통해 우리 측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 등 남북 협의 사항을 공유하고 차후 북한 비핵화와 평화구축 협상과 관련해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다음 주 평양 남북 정상회담(18~20일)을 1주일 앞두고 방한한 만큼 비건 대표는 이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수석 협상가’가 돼서 북미 양측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어 북미 간 협상 재개를 가정한 비핵화 실천 방안 등에 대한 백악관 측 메시지가 추가로 전해질 가능성이 크다.
비건 대표는 이날 입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어떻게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협의를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에는 최근 북한 담당 부차관보 대행을 맡은 마크 램버트 전 한국과장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동행했다. 램버트 대행은 그간 특별대표와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직을 대행해왔는데, 최근 두 자리가 채워지면서 북한 담당으로 업무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담당 부차관보직은 마크 내퍼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대행을 맡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 마크 내퍼 한일 담당 부차관보 대행, 램버트 북한 담당 부차관보 대행 등 확대 개편된 국무부 한반도 라인이 이번 방한을 기점으로 역할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비건 대표 등은 방한 이후 12~15일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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