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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튀니지, 생계형 테러리스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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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튀니지, 생계형 테러리스트 급증

입력
2018.10.14 17:00
수정
2018.10.14 18:5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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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튀니지 해안 휴양지인 수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사망한 피해자 시신이 선베드 옆에 놓여 있다. 수스 테러는 튀니지의 관광산업에 결정적 타격을 입혀 경제난의 원인이 됐다. 수스=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5년 6월 튀니지 해안 휴양지인 수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사망한 피해자 시신이 선베드 옆에 놓여 있다. 수스 테러는 튀니지의 관광산업에 결정적 타격을 입혀 경제난의 원인이 됐다. 수스=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영토 대부분을 잃었을 때 유럽과 중동의 다른 국가들은 ‘귀향 IS대원’의 처리가 최대 난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특히 우려가 컸던 나라는 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로 5,500명이나 향했던 튀니지였다. IS가 무너지면서 이들이 갈 곳을 잃고 귀국하면 큰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튀니지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주된 원인은 귀향 대원이 아닌 사회ㆍ경제적 불만이다. 경제적 기회 상실과 계층이동의 어려움, 지역경제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주민들이 극단주의로 쏠리거나 더 나아가 생계문제를 해결하려고 무장집단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 소재 치안컨설팅 기업 마하르발의 어드바이저 매트 허버트는 “최근 공격을 벌이는 무장집단은 대부분 자생적 집단”이라며 “시리아나 리비아로 간 이들 대부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튀니지 출신 IS 대원 대부분은 미국 주도 연합군 공격으로 현지에서 사망했고, 귀국한 800여명도 당국의 철저한 통제 하에 국내 감옥에 수감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무장집단의 테러는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결국 문제는 경제였다. 파트리체 베르가미니 주튀니지 유럽연합(EU) 대사는 올해 들어서만 튀니지인 3,000명이 유럽행을 택했다고 지적하며 “튀니지에서 늘어나는 해외 이민과 테러는 결국 사회경제적 위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무장집단의 주무대인 남서부 산악지대 주민들의 중앙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크다. 서부 젠두바에 거주하는 교사 하템 흐와위는 “지방주민 대부분이 팍팍한 삶을 살고 있고, 정부를 증오한다”며 “튀니지 당국이 지역주민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테러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젠두바 인근에서는 지난 7월 정찰을 하던 정부군이 잠복 중이던 테러범의 기습을 받아 대원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지역 주민이 정부군 정찰 정보를 알카에다 계열 단체에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튀니지는 ‘아랍의 봄’ 이래 유일하게 민주화 정착에 성공한 모범국가로 평가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는 미국의 ‘비(非)나토 주요동맹’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군의 교육을 받은 중앙정부 산하 대테러부대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튀니지 정부는 정작 테러의 근본 원인인 경제난에는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역시 경제난이 원인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약에 따라 정부가 긴축 재정 정책을 펼치자 세금이 인상되고 물가가 뛰면서 빈민층의 분노가 폭발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경제난이 극단주의를 유발하는 것은 튀니지만의 현상은 아니다. 요르단에서도 8월11일 경찰차와 건물을 겨냥한 수제폭탄 테러로 치안부대원 5명과 테러범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극단주의 성향의 자생 테러집단으로 파악됐다. AP통신은 “청년층 고실업으로 인한 무력감과 소외감이 극단주의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IS는 과거에도 경제적 이유로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서구 무슬림 청년을 파고들어 테러를 부추긴 바 있다. 2015년 파키스탄계 미국 연구자 지샨 우스마니는 서구와 동남아시아에서 IS의 영향을 받은 테러범은 대부분 고학력 청년 실업자들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에도 양상은 다르지만, 극단주의의 확산을 부추기는 근본 원인은 결국 경제적 여건인 셈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그림 22018년 1월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집회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됐다. 튀니스=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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