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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ㆍ명절 앞두고 딸 청첩장 돌린 김제시장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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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ㆍ명절 앞두고 딸 청첩장 돌린 김제시장 ‘물의’

입력
2018.09.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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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원ㆍ봉사단체 등에 무더기 발송 

 비서실장도 SNS로 지역단체에 살포 

 결혼식 전 피로연 열어 돈봉투 받아 

 시청안팎서 시기 부적절 지적 쏟아져 

박준배 전북 김제시장 딸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한 하객들이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독자 제공
박준배 전북 김제시장 딸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한 하객들이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독자 제공

박준배(62) 전북 김제시장이 공무원 인사와 추석명절을 코앞에 둔 시기에 딸 결혼식 청첩장을 무더기로 뿌리고 사전 피로연까지 열어 돈 봉투를 받아 챙겨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비상대응체제가 가동 중인 와중에 대규모 축하파티를 열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김제시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는 15일 서울에서 예정된 딸의 결혼식과 사전 피로연을 안내하는 청첩장을 우편과 휴대폰 문자로 시의원, 봉사단체, 선거 캠프관계자, 지인 등 수백명에게 뿌렸다. 비서실장도 SNS를 통해 시장 딸 결혼식을 알렸고 이 같은 내용은 삽시간에 공무원과 시민에게 전달됐다.

지난 8일 김제시내 모 예식장에서 열린 사전 피로연에는 박 시장이 부인과 함께 입구에서 일일이 하객을 맞이했고 총 500석 규모의 1, 2층 뷔페식당이 하객들로 꽉 찰 만큼 붐볐다. 한때 손님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식당 입구에 비치된 방명록 작성대와 축의금 접수대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이런 박 시장의 처신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주민 박모(57)씨는 “자녀 혼사 문제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박 시장은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아 잔치를 벌일 처지는 아니다”며 “피로연을 한다면 가족과 조촐하게 치르는 게 맞지 않았겠냐”고 꼬집었다.

피로연 시기도 논란이다. 10여일 앞으로 돌아온 추석명절과 이달 중 단행할 시청 사무관 승진인사 등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김제시청의 한 직원은 “명절과 인사를 앞두고 자칫 속보이는 행동으로도 비춰질 수 있고 메르스 때문에 모임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피로연을 강행한 것은 시장이 사려 깊지 못한 것 같다”면서 “공무원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지만 사실상 무차별로 보냈는데 직원들이 결혼식을 모를 수 있겠느냐. 인사도 곧 있는데 봉투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고 푸념했다.

비서실장이 청첩장을 보낸 행위에 대해 공무원행동강령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 선거캠프 출신의 임모 비서실장은 박 시장이 선거 전 대표로 활동했던 정의와경제도약포럼 회원 수십 명에게 청첩장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임 실장은 관내 지역 정치인들에게도 결혼식 초대장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공무원들한테는 결혼식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으며 시장이 오래 전부터 활동한 단체나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 위주로 시장이 청첩장을 직접 보냈다. 시민에게 무작위로 알린 것은 아니다”며 “사전 피로연은 하객들이 서울서 열리는 식장에 참석하기 어려워 미리 치른 것으로 특별한 게 아니라 일상적인 관습에 따라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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