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120명 일자리 위협”
불법 파견 근로자 직접 고용 요구
노사, 연구개발 법인 설립도 대립
한국GM 부평 2공장의 2교대 근무제가 10일 1교대로 전환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조조정 칼날이 해고가 쉬운 부평공장 비정규직을 가장 먼저 향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의 첫 희생양은 언제나 비정규직”이라며 “부평 2공장 근무제 전환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비정규직은 12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부평 2공장에서 근무하던 1~3차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300여명 중 이미 30여명은 업체 측의 사직 종용으로 일자리를 잃었고, 이후 추가로 1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 중형차 말리부와 캡티바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의 주야 2교대를 주간 1교대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2공장은 주 2, 3일만 가동, 공장 가동률이 30% 미만에 불과했다. 당시 정규직 노조 측은 한국GM이 부평공장에 5,000만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시적인 전환에 합의했다.
한국GM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대법원과 인천북부지청이 최근 부평공장 17개 협력업체 근로자 888명이 불법 파견임을 확인한 만큼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GM 노사는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할 신설법인 설립을 둘러싸고도 대립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현재의 단일법인인 한국GM을 인적 분할해 생산공장과 R&D를 담당할 2개의 법인으로 분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R&D 부분의 별도 법인을 통해 GM 본사 차원의 개발 업무를 가져와 한국GM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조 측은 “2개의 법인으로 한국 GM을 분리하는 것에는 제2의 공장 폐쇄 또는 매각 등의 꼼수가 숨겨져 있는 것”이라며 “법인 분리를 강행한다면 강도 높은 투쟁으로 사측에 맞설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반대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실제 계획안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기존 협의서와 정상화 방안에 없었던 내용이므로 반대”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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