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조사한 서울시 역학조사관,
“아내에게 마스크 쓰고 공항에 마중 나오라고 해”
“공항 검역장서 발열 측정 안 된 것 수액주사ㆍ약 때문일수도” 주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확진 환자 A(61)씨가 인천공항 검역장에선 “설사 증상이 괜찮아졌다”고 말해 통과했지만, 정작 마중 나오기로 한 부인에게는 “마스크를 끼고 오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스스로 메르스일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보건당국 설명과 달리, 감염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행동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10일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등에 따르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전날 저녁 시 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관련 대책회의에서 “제가 조사하면서 들었던 부분을 추가로 말하면 환자분은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사실 A씨는) 아내 분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해당 조사관은 “A씨 아내가 공항까지 자가용으로 왔지만, 막상 (A씨가)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리무진 택시를 이용했다”며 “역학조사를 하면서 노출력을 확인했는데 (A씨가) 끝까지 말씀을 안 하셨다”고 전했다. 또 “쿠웨이트 현지에서 여러 명이 레지던스 형태 숙소에서 숙식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왜 본인만 설사와 복통 증상이 있는지 물으니 ‘별다른 건 없다’고 끝까지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A씨 발열증상이 공항 검역대에서 측정되지 않은 것은 현지 의료기관에서 수액주사를 맞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사관은 “A씨가 지난달 28일 소화기 증상, 오한 증상이 있었다고 했고, 의료기관을 2번 방문했다”며 “9월4일 입국하려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 연기하고, 귀국 당일에도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공항에 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열 측정이 안됐던 것이 수액이나 약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A씨는 7일 입국 후 검역장 통과 당시 고막측정기로 체온을 쟀으나, 36.3도의 정상수치를 보인 바 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