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의 최후 거점인 북서부 이들립을 겨냥해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300만명의 주민과 반군이 머물고 있는 이곳이 다시 전장으로 변하면서 인명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BBC는 8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해 “시리아군 헬기가 이들립 북부 국경지역 하마에 19차례 폭탄을 쏟아부었다”며 “러시아군 전투기도 68차례 출격해 무차별로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습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주민 4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민간인 53명이 숨진 지난달 10일 공격 이후 강도가 가장 셌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주장했다. 전날에도 이들립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4명이 숨졌다.
앞서 7일 테헤란에서 러시아, 이란, 터키 정상이 모여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났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인도주의 재난과 학살을 우려하며 휴전을 제안했으나 러시아와 이란은 이들립에서 테러조직을 소탕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반면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우려만 줄곧 거론하며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다.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화학공격이 벌어졌을 때 대응 계획에 관해 대통령과 상시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우리가 군사적인 수단을 갖고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들립에서 남동쪽으로 400㎞ 가량 떨어진 국경지역 시리아 아트 탄프에 수십 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화학무기 공격은 시리아 반군의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테러분자들이 화학공격 도발을 위해 이들립에 모였고 반군 측도 이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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