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백화원, 회담 노동당 청사 거론
2박 3일 일정… 환영식ㆍ정상회담ㆍ공연관람 등 이어질 듯
다음주 북측과 남북정상회담 실무협의 가동
문재인 대통령의 18~20일 방북 동안 북측은 정상급 외빈에게 제공하는 백화원(百花園) 초대소를 숙소로 제공하고, 노동당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등 최고 수준의 예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의 대규모 인파가 거리에서 환영하는 ‘연도 환영식’이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문 대통령의 일정은 전례에 비춰 첫째날 환영행사→둘째날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셋째 날 환송식 순서로 진행될 전망이다. 환영행사는 문 대통령이 항공편을 이용할지, 육로를 이용할지에 따라 평양국제비행장 내지 평양 시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때는 특별기를 이용해 북측은 평양 국제공항에서 환영식을 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도보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차량으로 이동했고, 평양 4ㆍ25 문화회관 광장에서 공식 환영을 받았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북측은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 대통령이 탄 차량이 달리는 도로 양 옆에서 꽃다발을 들고 환영하는 이른바 ‘연도 환영식’을 열고 수만명의 평양 시민을 동원했다. 문 대통령도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숙소는 북한이 국빈에게 제공하는 백화원 영빈관이 확실시된다. 백화원이라는 이름은 화단에 100여종의 꽃이 피었다고 해서 붙었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도 방북 때 이곳에 머물렀다.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곳에서 환대를 받았다.
남북 정상회담 장소는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이 거론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지난 3월과 이달 5일 방북했을 때 노동당 청사에서 이들을 만났다. 북측이 노동당 청사를 공개한 건 이 때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평양 체류 기간 성대한 오찬과 환영행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이 내세우는 각종 공연이나 산업현장 시찰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노 전 대통령은 평양 5ㆍ1 경기장에서 아리랑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했고, 김 전 대통령은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전통무용과 음악을 조화시킨 ‘평양성 사람들’을 관람했다.
청와대는 북측과의 접촉면 확대를 위해 여야 의원과 경제인들을 방북단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국회에서도 함께 방북을 해서 남북 간 국회회담의 단초도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고 했다. 4ㆍ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동행했기 때문에, 김정숙 여사도 답방 차원으로 방북에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방북단 규모를 확정 짓기 위해 다음주 초 북한과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