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경보 10→5곳으로 줄어
대청호 등 일부는 다시 늘기도
전국 곳곳에 많은 피해를 남겼던 제 19호 태풍 솔릭과 최근 집중호우가 하천 구간의 녹조를 크게 감소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청호 등 일부 유속이 느린 수역의 경우 영양염류 등의 유입이 늘면서 수질이 더 나빠지기도 했다.
환경부는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녹조 발생상황을 분석한 결과 8월 폭염기간 대량 발생했던 녹조가 태풍 솔릭 및 이어진 폭우 등의 영향을 받아 하천 구간을 중심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282.6㎜로 평년대비 2.5배에 이른다.
환경부에 따르면 8월 4주에는 ‘경계’ 2곳 및 ‘관심’ 8곳 등 총 10곳에 상수원 조류경보가 발령됐으나 6일 현재 5곳에만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현재 ‘관심’ 경보가 내려진 5곳은 한강수계 광교지, 낙동강 수계 강정고령ㆍ창녕함안, 금강수계 대청호 등이다. 조류 경보는 2회 연속으로 ㎖당 유해 남조류세포수가 1,000개 이상 검출 될 때 ‘관심’, 1만개 이상일 때 ‘경계’, 10만개 이상이면 ‘대발생’ 등 3단계로 구분된다.
5곳의 지점에 경보가 해제 된 데는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 구간을 중심으로 유속이 크게 빨라진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낙동강 칠곡 지점은 태풍 솔릭 상륙 전 물 체류 시간이 12.1일이었지만 솔릭이 지나간 후에는 3.3일로 크게 줄었다.
다만 금강수계인 대청호, 낙동강 수계 영천호ㆍ안계호 등 일부 지점은 집중 호우에도 불구하고 물 체류 시간은 감소하지 않은 반면 지류로부터 영양물질 및 남조류 등이 유입되면서 유해 남조류세포수가 다시 늘어나기도 했다. 영천호 안계호의 경우 지난달 27일에는 모두 ㎖당 유해 남조류세포수가 1,000개 아래로 측정됐으나 3일 분석 결과 각각 1,472개, 2,038개로 다시 증가했다. 특히 지속적으로 ‘관심’ 단계에 있는 대청호는 지난 달 27일 4,896개에서 지난 3일 4만7,190개로 크게 늘었다.
4대강의 16개 보는 남조류가 대폭 감소해 13개 보의 유해남조류 세포가 ‘관심’ 단계에 못 미치는 ㎖당 1,000개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8월 4주 ㎖당 세포수가 무려 126만개를 기록했던 합천창녕보와 35만개를 기록했던 창녕함안보는 각각 822개, 200개로 크게 호전됐다. 집중호우로 인해 영양물질 유입양이 늘긴 했지만 유량과 유속이 크게 증가하고 수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보가 계속되고 있는 지점은 낙동강 달성보(3일 기준 ㎖당 1,515개), 금강 세종보(1,185개)ㆍ백제보(3,040개) 등이다.
환경부는 당분간 4대강과 팔당호 등 물 흐름이 빠른 곳에서는 녹조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대청호 등 흐름이 느린 곳을 중심으로 호우기간에 누적된 녹조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년의 사례를 볼 때 유량ㆍ유속이 줄어드는 9월 중순 무렵이 되면 물 흐름이 상대적으로 느린 낙동강에 녹조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김영훈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현재 녹조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상태이나, 물이 느리게 흐르고 영양염류가 유입되기 쉬운 곳에서는 반등할 우려도 있다”며 “영양염류 유입을 최소화하고 물 흐름 개선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먹는물 안전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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