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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연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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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연일 제동

입력
2018.09.06 18:00
수정
2018.09.07 05:11
6면
0 0

바른미래당 노선갈등 재현 조짐

유승민계 결별로 이어지나 촉각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안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바른미래당에 잠재돼 있던 노선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학규 대표에 이어 김관영 원내대표까지 당의 투톱이 비준안 처리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지만, 유승민 전 대표와 친한 지상욱 의원이 연일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다. 당 내부에서는 유 전 대표의 잠행과 맞물려 이번 노선 갈등이 결별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지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준동의안 처리 반대 입장을 재차 명확히 했다. 지 의원은 “이번 사안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가 걸린 국가 중대사안임에도 편법과 왜곡으로 여론을 호도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3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근거로 “국민의 72%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지지하고 찬성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 설문내용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 의원은 또 바른미래당 정강까지 가져와 “정강ㆍ정책을 보더라도 지속적인 제재와 압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 전통적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ㆍ발전하며 강군을 육성한다고 돼 있다”며 “(당 지도부의 입장이) 이런 정강ㆍ정책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지 의원 기자회견 직전에 김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비준안 처리에 초당적 협력을 촉구한 상황이라, 당 지도부와 지 의원의 대립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지 의원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지자 당 안팎에서는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우선 안보 문제에 있어 주관이 뚜렷한 유 전 대표 측이 비준안 처리 문제를 고리로 손학규 체제에서도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손 대표 체제에서 당 노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치하다가는 추후 유 전 대표가 당내 입지를 회복하기 힘든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창당의 최대 주주인 유 전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속 숨을 죽이고 있다 보니 여러 해석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추측을 상쇄시키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명분을 중요시 하는 유 전 대표가 결별을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 주류 측에서는 “전당대회까지 불참했던 유 전 대표와 지 의원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안보 문제로 갑자기 각을 세우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는 말이 나온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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