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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트럼프 정부 속사정 폭로, 북한과 협상에도 악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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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트럼프 정부 속사정 폭로, 북한과 협상에도 악영향 미칠까?

입력
2018.09.06 17:54
수정
2018.09.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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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내부 사정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저서 ‘공포’를 읽고 가장 큰 ‘공포’를 느낄 사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일 수 있다. 책에서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위협으로 읽히면서, 결과적으로 비핵화 협상도 더욱 난국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전날 공개된 ‘공포’의 발췌 부분에서 북한에는 실질적인 공격 위협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들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암살을 거론한 것과, 북한을 향한 선제공격 계획을 마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을 연결하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암살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우드워드의 책 중 공개된 부분에 따르면 2017년 4월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에게 “그(아사드 대통령)를 죽여버리자. 쳐들어가서 많은 이들(시리아군)을 죽이자”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쯤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핵무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서 “김정은이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이게(‘공포’) 그 이유다”라면서 “협상을 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 이후 ‘공포’에서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태도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내부 고위 관계자’가 익명으로 5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드러난 북미 협상에 대한 공화당 주류의 부정적인 태도도 북미 협상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이나 김정은 같은 독재자와 친하려 한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통 큰’ 협상을 하고 싶어도 기고자 같은 내부 ‘저항군’의 반발에 부딪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북미 협상의 특성상 공화당 주류의 ‘내부 저항’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뒤집어 말하면 북미 협상에서 북한의 믿는 구석은 트럼프 대통령인 셈이다. 하지만 ‘공포’의 내용이 보여주듯,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협상의 최대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트럼프 정부의 잇따르는 내부 폭로가 공화당의 중간선거 완패로 연결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줄어든다면, 북한에 대한 그의 입장이 초강경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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