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유명 커피전문점 콩카페가 최근 국내 1호점을 낸 데 미국 고급 커피전문점 블루보틀이 서울에 첫 매장을 열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국내 커피전문점들이 긴장하고 있다.
5일 커피전문점 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은 올 연말 서울 강남에 국내 1호점을 열고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 테헤란로 대로에 있는 고층건물이 1호점의 유력 후보지로 알려졌다.
혁신적 전략으로 인해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은 이미 국내 커피마니아들 사이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힐 만큼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어디에 있는 블루보틀 매장에 가도 최소 4명의 한국인이 있고 인터넷에서 블루보틀을 가장 많이 검색하는 나라도 한국”이라며 한국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블루보틀은 커피의 고급화, 매장ㆍ메뉴의 최소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일본 도쿄 등에 50여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가 80점 이상을 준 고품질 원두를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에만 사용하며 에스프레소 중심의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베트남 대표 커피전문점인 콩카페는 올 7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열며 국내 진출을 알렸다. 국내 콩카페를 운영하는 그린에그에프엔비는 개장 첫날부터 연일 만석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자 곧바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2호점을 열기로 했다. ‘코코넛 스무디 커피’로 유명한 이곳은 베트남 여행 경험자들 중심으로 SNS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람동 지방에서 생산되는 커피원두와 베트남식 커피 제조법, 현지 문화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테리어로 20, 30대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해외 커피전문점의 잇따른 국내 진출은 스페셜티 매장을 늘리고 있는 국내 커피전문점들의 변화와도 일맥상통한다. 스타벅스는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운 리저브바 매장을 30여개로 늘렸고 엔제리너스와 할리스 역시 최근 들어 속속 스페셜티 전문 매장을 선보이며 차별화ㆍ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내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매장이 지난달 매출 1억원을 넘어설 만큼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블루보틀이 국내에 들어오면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며 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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