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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영토분쟁] 물 부족한 美 조지아주… “200년 된 주경계 다시 긋자”

입력
2018.09.07 17:00
수정
2018.09.0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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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와 테네시주 사이의 주경계선. AJC 홈페이지 캡쳐
미국 조지아주와 테네시주 사이의 주경계선. AJC 홈페이지 캡쳐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서 북쪽 이웃 테네시주에 잃어버린 땅과 수자원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지역 언론 ‘애틀랜타저널 컨스티튜션’(AJC) 따르면 조지아주의 북쪽 경계는 1818년 당시 측량ㆍ조사관의 실수로 원래 있어야 할 자리보다 1마일(1.6㎞) 정도 남쪽에 잘못 그어졌다. 1796년 테네시주가 미 연방에 편입될 당시 미 의회가 남쪽 조지아주와의 경계를 북위 35도로 정했지만, 측량ㆍ조사관의 실수로 1818년 35도선에서 1마일 남쪽에 경계가 그어졌다는 것이다. 이후 명백한 실수라는 게 밝혀졌지만, 이미 공식 지도에는 경계가 그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조지아주를 제외한 미국 49개 주 모두 ‘잘못된 경계’를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빼앗긴 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실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조지아주 의원들은 사뭇 진지하다. 조지아주 의회는 테네시주와 ‘진정한 경계’을 협상을 위한 대표단을 구성하는 결의안을 최근 승인했다. 또 이 협상이 실패하면 이를 연방 대법원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지아주 의원들은 협상의 목표가 영토ㆍ인구 획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잘못 그어진 경계선 밖의, 지금은 테네시주 소속인 3만 명 주민과 채터누가 시의 일부 등 51평방마일의 땅을 합칠 의도는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북서쪽 경계 근처의 ‘니카잭 호수’에 대한 접근을 원하고 있다. 송수관을 통해 테네시강으로부터 물을 맘껏 공급받을 수 있다면 만성적 가뭄에 시달리는 조지아주 북부의 물 부족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리권(水利權) 관련 변호사인 브래드 카버는 “테네시강으로부터 하루 10억 갤런의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애틀랜타(조지아주 주도)에서 매일 소비되는 양의 두 배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호수 일부를 차지하는 게 조지아주의 장기적인 물 공급문제의 해결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테네시강에서 유입·유출되는 니카잭 호수. 위키피디아 캡쳐
미 테네시강에서 유입·유출되는 니카잭 호수. 위키피디아 캡쳐

하지만 상대방인 테네시주는 200년간 차지해온 수자원을 양보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테네시주 의회의 제이슨 파월 의원은 “우리 땅이며, 우리의 물이다. 지난 200년간 우리가 소유해 왔다. 조지아가 특히 애틀랜타의 물 공급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일 뿐이다” 고 말했다. 실제로 조지아주 의회는 1887년 이래로 몇몇 협상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계속 수포로 돌아갔다. 비록 주경계 변화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테네시주의 체타누가 시장은 인도적 차원에서 가뭄이 극심했던 2008년 조지아주에 많은 양의 물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아주는 주경계 논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주 상원 소속 6명 의원이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대표하는 의원들 만나 주경계를 조사하고 재정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만남 자체가 결렬될 가능성이 높지만, 조지아주 의원들은 내년에도 비슷한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근휘 인턴기자ㆍ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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