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일 “러시아 이중 스파이 암살을 시도한 2명의 용의자는 러시아군 총정보국(GRU) 장교 출신”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검찰은 러시아인 알렉산더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스로프를 살인공모,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 혐의로 궐석 기소했다.
메이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우리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 이들 두 명의 요원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러시아는 허위정보를 그만 유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두 요원이 3월 2일 영국에 도착해 사건 장소인 솔즈베리에 두 차례 다녀간 모습이 보안 카메라에 찍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러시아에서 복역하다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야에 대한 암살을 시도했다. 지난 3월 초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스크리팔 부녀는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졌다. 부녀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영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박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영국 정부는 정보조작을 집어 치우라”며 “영국의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발뺌했다. 두 용의자는 사건 이후 이미 러시아로 돌아간 상태다. 러시아 법은 자국민의 인도를 금지하고 있어 영국 검찰은 러시아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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