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모의고사 때…” 일부 항의
경찰이 보직부장 교사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와 해당 교사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5일 오전 숙명여고 등에 수사관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시험문제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이날 전국 고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9월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숙명여고는 지난 학기 교무부장이던 A씨가 같은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미리 알려줘 높은 성적을 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특별감사를 실시, 문제 유출의 개연성이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A씨와 당시 교장 및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에서는 이들 자매가 시험 후 정정된 문제 11개 중 9개에서 정정 전 정답을 적어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숙명여고 측은 이에 “교무실은 교사 40여명이 함께 이용하는 곳으로 A씨가 단독으로 시험지를 검토ㆍ결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감사 결과에 반발, 시교육청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다만 문제유출 사안과 별도로 자녀가 속한 학년 시험문제ㆍ정답 결재선에서 A씨를 배제하지 않은 책임을 두고 A씨 등에 대한 징계 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하필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날 경찰이 학교를 압수수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부모는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만큼 중요한 시험인데, 경찰이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교장실과 교감실에 국한돼 이뤄졌고, 교실 쪽으로는 경찰이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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