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고쳐주는 ‘행복나래 집수리’
위기가정에 의료ㆍ생활비 지원
‘밧딧불 희망프로젝트’ 실시
원전 인근 인재육성 프로그램도
“일곱 남매를 위해 집을 고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이제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을 거 같아요.”
충북 충주 신니면에 사는 김희정(가명)씨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사회공헌활동인 ‘행복나래 집수리’ 사업을 통해 최근 깨끗이 수리된 집을 갖게 된 뒤 이렇게 말했다. 희정씨네 부부와 일곱 남매, 다발성 골수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가 모여 사는 집은 지어진 지 오래돼 많이 낡았었다. 벽면은 곰팡이로 얼룩져 불쾌한 냄새가 났고, 천장에는 쥐가 뛰어다녔다. 욕실에 화장실이 없어 집 밖 재래식 화장실을 써야 했다.
수리 이후 희정씨네 집은 새집으로 거듭났다. 주방과 방, 욕실 모두 쾌적하게 정비됐다. 김씨는 “따듯한 물이 나오고 깨끗한 방이 있는 집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 전력의 약 30%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발전회사인 한수원의 사회공헌활동 목표는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만들기’다. 행복나래 집수리 사업은 이 중 하나로, 2016년에는 저소득층 66가구 화장실을 손보고, 창호ㆍ도배ㆍ장판 교체 공사 작업 등을 시행했다. 지난해엔 저소득층 87가구와 복지시설 2곳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54세대의 슬레이트 지붕 개량 작업도 진행했다.
발전회사의 특성을 살린 태양광 안심가로등 설치 사업도 한수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전기를 만드는 발전회사로서 국민들에게 빛을 선물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서 시작됐다. 태양광 안심가로등은 태양광 전지를 이용하는데, 1회 충전으로 7일 정도 밤에 불을 밝힐 수 있어 장마철이나 흐린 날씨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일반 전기를 쓸 수도 있어 태양광으로 전기를 충전하지 못해도 가로등이 꺼지지 않는다. 태양광 안심가로등 1대당 매달 약 180㎾h(약 2만1,000원)의 전기를 절감할 수 있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부산, 경북 경주ㆍ영덕, 전북 고창 등 전국에 모두 1,008개의 가로등을 설치했다. 강원 평창군 올림픽선수촌 일대에 태양광 안심가로등 90개를 설치해 올림픽 기간 평창을 방문하는 관객과 선수들의 밤길을 밝혀주기도 했다.
한수원은 또 태양광 안심가로등을 설치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한 위기가정에 의료비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반딧불 희망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총 156가구, 지난해엔 200가구를 선정해 희망의 빛을 나눴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제2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에서 범죄예방 활동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아인슈타인 클래스는 국내 명문대 학생이 멘토로 나서 겨울방학 동안 발전소 인근 초ㆍ중ㆍ고교생의 학습을 도와주고, 진로를 상담해주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2010년 도입한 뒤 지난해까지 모두 2,800여명의 청소년이 370여명의 명문대 대학생들에게 멘토링을 받았다. 한수원은 또 1년에 두 번 원전 주변에 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아톰공학교실도 연다. 교사 수업을 받은 사내 임직원이 교사로 나서 원전 주변 학생들과 함께 과학 실험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2017년 총 7,000여명의 학생이 아톰공학교실에 참가했다. 한수원은 “교육환경이 비교적 열악한 원전 주변 지역 학생들이 놓인 도시와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또 눈 건강을 무상 검진하고 개안 수술비를 지원하는 ‘밝은 눈으로 행복한 세상을’ 사업을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함께 2016년부터 해오고 있다. 무료 눈 검진은 주변에 안과가 없어 전문적 진료를 받지 못하는 농어촌지역 주민을 위해 전문 의료진이 특수검진장비를 싣고 찾아가 진료해주는 사업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실명 위기에도 수술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 눈 수술비도 지원해준다. 한수원은 2016년 4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3억원, 올해 3억원까지 총 10억원을 후원했다. 총 19회에 걸쳐 3,380명을 대상으로 무료 눈 검진도 했다.
한수원의 사회공헌 활동은 국내에서 머물지 않는다. 한수원은 개발도상국이나 해외사업 대상국에 봉사단을 파견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엔 서울대 글로벌 봉사단과 함께 베트남 라오까이성을 방문해 빗물을 이용한 식수설비를 설치했다. 지난 8월에는 해오름동맹대학 글로벌봉사단과 함께 체코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해오름동맹은 울산과 경주, 포항 지역의 원전과 관련한 산ㆍ학ㆍ관 협력기구다. 한수원 직원 10명과 대학생, 체코 현지 원전업계 소속 봉사자 등 총 44명이 참여한 봉사단은 체코 트르제비치 지역에서 노인과 장애인 돌봄 활동을 진행했다. 축구장과 아이스하키장 시설도 보수했다. 체코는 트르제비치와 가까운 두코바니 지역에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원전을 운영하는 만큼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들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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