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위즈블이 초당 100만건 거래(트랜잭션)가 가능한 ‘메인넷(Mainnet)’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초당 100만건 트랜잭션은 해외에서도 선보이지 못한 기술이지만 국내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아직은 발표 단계라 실증 사례가 나와야 기술 검증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즈블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메인넷 ‘BRTE(Blockchain Real-Time Ecosystem)’을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인넷은 기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은 독자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 대표적인 메인넷이다. 위즈블은 올해 6월 독자 테스트 버전을 선보인 데 이어 7월에는 테스트넷을 공개했다.
위즈블 메인넷(http://explorer.wizbl.io)은 실시간 처리를 위한 부하 관리 및 소득 분배를 적용했고, 초당 최대 100만건의 데이터를 담은 블록들을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게 위즈블 측 설명이다. 위즈블은 “채굴에 의한 보상이 아니라 생태계 유지에 대한 보상 체계라 불필요한 에너지소모를 줄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블록체인의 원조 비트코인이 평균 7TPS(초당 트랜잭션), 이더리움이 15~20TPS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00만TPS라면 경이적인 속도다. 지난 7월말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상용 네트워크에 적용했다고 발표한 KT의 내년 목표도 10만TPS 실현이다.
문영철 위즈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비트코인이 1MB 블록을 10분에 한번 생성하지만 우리는 한 노드(거래 참여자) 당 50블록을 1초에 만들고, 블록 당 용량은 8MB라 최대 2만개의 거래내역을 동시에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위즈블이 올해 1월 설립된 신생기업인데다, 간담회에서 플랫폼에 참여할 파트너나 초당 100만건 처리 기술 등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유로 보인다. 위즈블 측은 핵심 기술에 대한 질문에 “여기서는 시간이 부족해 힘들고 서울 합정동 연구소로 오면 모두 오픈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당 100만건이란 게 참여자와 거래량이 어느 규모일 때 가능한 것인지 구체적이지 않다”고 했다.
위즈블은 올해 안에 메인넷이 추구하는 모든 기능을 완성하고 검증까지 마쳐 시장에서 인정을 받겠다는 각오다. 유오수 위즈블 대표는 “국내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우리 기술을 인정해주고 있다”며 “공식 발표를 한 이상 전 세계 기술자들이 메인넷을 검증하기 위해 달려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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