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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불이 났다면 꽃병 던지세요”... 이런 게 상생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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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불이 났다면 꽃병 던지세요”... 이런 게 상생 혁신!

입력
2018.09.03 18:52
수정
2018.09.17 13: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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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꽃병소화기. 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의 꽃병소화기. 삼성화재 제공

“집에 불이 났다면 당황하지 말고 ‘꽃병’을 던지세요.”

삼성화재가 실내 화재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꽃병’을 소비자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국내 영세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꽃병 모양의 투척용 소화기다. 금융사로서 성장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적 책임을 수행하면서 보험 소비자에게 유용한 사고예방 수단을 제공하고 동시에 손해율 개선도 꾀하는, 일석삼조의 혁신 경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삼성화재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소속 보험설계사들을 통해 보험 가입자 및 예비 고객에게 꽃병 모양 소화기 ‘파이어베이스(Firevase)’ 10만개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평소 식탁이나 장식장 등에 소품처럼 뒀다가 불이 나면 발화 지점에 투척해 초기 진압하는 용도다. 던지면 병이 깨지면서 그 안에 있던 화염 억제 성분인 탄산칼륨, 부동제ㆍ침투제ㆍ유화제 등 화학물질, 물(770ml)이 나와 순간적으로 열을 흡수, 온도를 발화점 이하로 낮추면서 불을 끄는 원리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보험에 대한 통념을 바꾸고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위험 예방 및 보장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꽃병 소화기 선물은 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과 국내 중소 제조사 ‘라즈웰’의 합작품이다. 제일기획이 제품을 디자인한 뒤 라즈웰과 1년에 걸친 개발 작업을 거쳐 본격 생산 채비를 마쳤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승인도 받아 성능을 인정받았다. 유통을 맡은 삼성화재는 제품 10만개를 고객들에게 선물한 뒤 연말쯤 온라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개당 1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꽃병 소화기 1개를 판매하면 화재 취약계층에 1개를 기부하는 방식의 사회공헌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제조사인 라즈웰 입장에선 경영상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국내 투척용 소화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망 회사이지만, 규모 면에선 직원 6명에 매출액 7억5,000만원(2017년 기준) 수준의 영세 기업이다. 박봉석 라즈웰 영업부장은 “이번 기획으로 투척용 소화기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대량 주문으로 매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사업이 손해율 개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현익 삼성화재 브랜드전략파트 책임은 “집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 특히 인명 피해가 심각한데, 꽃병 소화기를 활용해 초기 진화에 성공할 경우 소중한 인명뿐 아니라 재산 피해도 막을 수 있어 보험사 손해율 개선에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척식 소화기는 일반 노즐을 통해 분말을 뿌리는 일반 철제소화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볍다. 사용방법을 사전에 교육 받아야 하는 노즐식 소화기와 달리 던지기만 하면 되므로 간편하고 직관적이다. 때문에 성인 뿐만 아니라 아이들, 장애인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화재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만 투척식소화기는 유류ㆍ전기화재보다는 가정 내 일반화재에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정거성 우석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일반 소화기보다는 화재 진압 강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대형마트 등 주변에서 생필품처럼 쉽게 판매될 수 있어 소비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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