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ㆍJD)닷컴의 창업자 류창둥(劉强東ㆍ45) 회장이 미국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가 하루만에 풀려났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그럴 줄 알았다”는 비판과 “미국의 음모”라는 반발이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관찰자망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3일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출장차 미국을 방문중인 류 회장이 지난달 31일 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했다는 혐의로 헤네핀카운티 경찰에 체포됐다가 하루만에 풀려났다고 전했다. 류 회장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일부 매체는 그가 미국에서 한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존 엘더 대변인은 “부적절한 성적 혐의로 체포했다가 이튿날인 1일 오후 석방했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구금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 뿐 계속 수사 중인 사안으로 공소시효 이내에는 언제든 기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류 회장이 보석금을 내지 않고 풀려난 것과 관련해서도 “무혐의를 뜻하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징둥 측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징둥 측은 성명에서 “류 회장은 출장 중에 근거 없는 혐의로 체포됐고 어떤 혐의도 발견되지 않아 곧바로 석방됐다”면서 “류 회장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허위 보도와 루머 유포 등에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표적 스타 경영인인 류 회장 관련 소식은 이날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를 비롯한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였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그가 2015년에도 호주의 한 파티 직후 발생한 성범죄 연루 의혹을 받았던 사실을 거론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무역전쟁’ 등 미중 간 갈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중국 정보기술(IT)분야의 상징적인 인물에게 모욕을 줬다며 옹호했다.
류 회장은 2004년 JD닷컴을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으며,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JD닷컴의 시장가치는 500억달러(약 55조5,75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류 회장은 2016년 중국 부호 순위 16위에 올랐으며 포브스는 그의 재산을 79억달러(약 8조7,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2015년에 ‘밀크니녀’라는 별명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터넷 스타 장쩌톈(章釋天)과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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