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공화 성향 라스무센 조사 인용
ABC-WP 조사에선 30%대 기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지지율 논쟁을 촉발시켰다. ‘친트럼프’ 성향이 가장 강한 조사기관의 수치를 공개하며 미국시민의 지지율이 2016년 대선 투표일과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높았다고 주장했다. 측근들의 러시아 스캔들 연루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 장례식 소외 등 최근의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다분히 자의적ㆍ견강부회 해석이어서 오히려 스스로의 열세를 인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계속되는 가짜 뉴스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48%를 기록했다. 대선 때보다 높고, 오바마 대통령보다 높다”고 자랑했다. 또 “라스무센 조사는 대선 당일 가장 정확한 것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라스무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의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8%로 반대율(50%) 대비 격차가 2%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러나 라스무센 이외 다수기관이 조사한 지지율 추세는 오히려 반대다. 라스무센까지 포함해 갤럽, 로이터 등 다수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발표하는 ‘리얼클리어 폴리틱스’ 수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최근 하락추세가 완연하다. 8월22일에는 43.6%였으나, 1일에는 42.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52.4%였던 반대율도 54.1%로 상승했다.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반등했지만, ABC-WP나 USA투데이 등의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각각 38%와 40%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측근들의 러시아 스캔들 연루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라스무센을 가장 정확한 기관이라고 칭송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라스무센 조사에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가 많아, 트럼프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 쉽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받지 못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매케인 의원 장례식이 마무리됐지만 정치적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아버지가 불참한 상황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장녀 이방카 트럼프 내외가 장례식 도중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고인의 딸 메건은 이날 추도연설에서 “아버지가 기꺼이 한 희생의 근처에도 안 와 본 사람들”, “아버지가 고통 속에 복무하는 동안 안락과 특권의 삶을 살았던 이들의 기회주의” 등의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왕구 기자 전근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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