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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찻간과 기차간

입력
2018.09.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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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맞춤법 제30항을 보면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나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에만 사이시옷을 붙여 쓰게 되어 있다. 따라서 ‘마구-간(馬廏間)’ ‘수라-간(水剌▽間)’ 등은 한자어로만 구성된 합성어이기 때문에 비록 발음이 ‘[마:구깐]’ ‘[수라깐]’ 등의 된소리로 나지만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는다.

그런데 6개 한자어, 즉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등은 예외적으로 사이시옷을 붙여 쓰도록 되어 있다. 원래 한자어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지만 이상의 한자어들은 언중들이 오랫동안 사이시옷을 붙여 써온 관용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예외를 인정하다 보니 같은 한자인 ‘車間’인데도 ‘찻간’은 사이시옷을 붙이고 ‘기차간’ ‘열차간’ 등은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으며, 같은 한자인 ‘貰房’ 역시 ‘셋방’은 사이시옷을 붙이고 ‘전세방(傳貰房)’ ‘월세방(月貰房)’ 등은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는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찻간’과 ‘셋방’에 사이시옷을 붙이는 것처럼 이와 비슷한 ‘기찻간’ ‘열찻간’ ‘전셋방’ ‘월셋방’ 등에도 사이시옷을 잘못 붙이는가 하면 ‘대가(代價)’ ‘시가(市價)’ ‘초점(焦點)’ ‘이점(利點)’ 등의 한자어들도 된소리 발음이 난다는 이유로 ‘댓가’ ‘싯가’ ‘촛점’ ‘잇점’ 등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자어는 수의적(隨意的)으로 된소리 발음이 나기 때문에 된소리 발음을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찻간’ 등 6개 한자어들도 비록 된소리 발음이 나더라도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아야 하지만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한자어 표기에 혼란이 발생한 것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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