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위업에서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뺄 수 없다. 스스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승우(베로나)와 황희찬(함부르크)의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선발 출전한 황의조는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지만 연장 후반 13분까지 118분 동안 그라운드를 지키며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그의 활약은 대표팀과 김 감독에게 특별한 의미다.
지난 7월16일 아시안게임 출전 최종엔트리 발표 이후 줄곧 좋지 않은 소리를 들었다. 황의조는 손흥민(토트넘), 조현우(대구)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김학범호에 승선했다.
일부에서 황의조 발탁에 의문을 품었다. 공격과 수비의 중심인 손흥민, 조현우와 달리 황의조는 최근 성인대표팀에서 주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배경이다.
당시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17)의 활약에 여론이 달아오르자 일각에서 성남FC 시절 김학범 감독과의 사제 인연을 언급하며 '인맥 때문에 선발한 것 아니겠느냐'는 의심과 함께 비난을 퍼부었다.
딱히 근거는 없었다. 김 감독이 "유럽에서 뛰는 공격수들의 합류 시기가 불투명해 조별리그를 책임질 공격자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비난의 수위는 더 올라갔다.
일본 J리그에서 뛰는 황의조는 올 시즌 14골(리그 9골)을 넣어 누구보다 득점 페이스가 좋았다.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분위기를 잘 알았다. 황의조는 선수단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더 잘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세간의 평가를 뒤집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이 말을 지켰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는 우승후보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도 3골을 몰아쳤다.
역대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을 통틀어 단일 국제대회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황의조가 처음이다. 단일 대회는 조별리그에 이어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르는 모든 국제대회를 말한다.
황선홍이 가진 역대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득점을 노렸지만 이는 이루지 못했다. 황선홍은 1994 히로시마대회에서 11골을 넣었다.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황의조는 탄탄대로가 예상된다. 당장 파울루 벤투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황의조의 활약을 보고 이달 열릴 코스타리카(7일), 칠레(11일)와의 A매치 평가전에 불러들였다.
황의조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근거 없는 인맥 논란의 중심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금메달과 9골, 득점왕으로 훌훌 털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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