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북한산과 주택가에 출몰한 이후 포획되지 않아 시민들의 애를 태웠던 원숭이가 3개월 만에 붙잡혔다.
31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북한산 일원에 출몰했던 히말라야원숭이가 22일 북한산국립공원에서 1㎞가량 떨어진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주택가에서 포획됐다.
원숭이를 포획하기까지에는 3개월이 걸렸다. 지난 6월초 서울 은평구 아파트 인근에 출몰하던 원숭이는 26일 북한산국립공원까지 넘나들며 세력을 넓혔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대공원 등 관계자들은 원숭이 생포를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제작한 원숭이 포획틀 2개, 유기견을 위해 제작된 포획틀 2개, 멧돼지용 포획틀 2개 등 총 6개의 포획틀을 국립공원 인근에 설치했다.
하지만 원숭이는 포획틀에 들어올 기미가 없었고, 포획에 나선 관계자들은 원숭이를 유인하기 위해 암컷 원숭이를 동원하는가 하면 거울, 먹이까지 설치했지만 결국 포획틀을 이용한 포획에는 실패했다.
원숭이는 보란 듯 주택가에 출몰하는 횟수가 늘었고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결국 환경부, SBS TV동물농장팀, 은평경찰서 등 관계자 40여 명이 같이 참여해 22일 마취총으로 연신내역 인근 주택가에서 원숭이를 포획했다.
생포 전까지 원숭이 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게잡이원숭이인지 히말라야원숭이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포획된 이후 히말라야원숭이로 최종 확인됐다. 히말라야원숭이는 국제적 거래가 제한된 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CITES) Ⅱ급 동물로서, 국내 도입 시 허가가 필요한 대상종이다.
멸종위기종 원숭이가 어떻게 주택가를 돌아다닐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목줄을 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개인이 사육하다 탈출한 것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추정했다.
김남호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 계장은 “포획 당시 원숭이는 영양결핍 상태에 있었지
만 지금은 건강을 회복해 한 테마 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다”며 “곧 위탁보호시설로 보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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