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90㎏급 금메달
리우서 동메달 걸고도 웃지 못해
판정 논란 겹친 대표팀에 희소식
남자 유도 90㎏급 곽동한(26ㆍ하이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도 시상대에서 웃지 못했다. 처음 도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동메달도 값진 결과물이지만 ‘노 골드’로 부진한 한국 유도에 금메달을 안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탓에 얼굴이 굳었다.
그로부터 2년 후 곽동한이 활짝 웃었다. 세계랭킹 5위인 그는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도 90㎏급 결승에서 몽골의 간툴가 알탄바가나(8위)를 시원한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73㎏급 결승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해 시상대에서 오열했던 대표팀 후배 안창림(24ㆍ남양주시청)의 설움을 덜어줄 수 있는 화려한 ‘금빛 메치기’였다. 또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곽동한은 3개월 전 중국에서 펼쳐진 국제유도연맹 그랑프리대회 결승에서도 알탄바가나를 제압하는 등 이번 대회 전까지 3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동지고 시절 곽동한은 고교 최대어로 꼽혔다. 하지만 용인대 1학년 때 성인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유도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곽동한에게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은 2011년 말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 90㎏급 금메달리스트 송대남의 훈련파트너로 뽑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는 기회를 얻었다. 곽동한은 훈련파트너를 하는 동안 대표팀 선배의 기술을 따라 하며 실력을 키웠고, 런던 올림픽도 직접 지켜보면서 꿈도 키웠다. 이후 송대남이 대표팀 코치로 곽동한의 곁을 지키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도왔다.
곽동한은 2015년부터 전성기를 맞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경미한 허리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훌훌 털고 일어나 2017년 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순항했다
곽동한의 메치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끝나지 않는다. 첫 올림픽의 아쉬움을 2년 뒤 도쿄 올림픽에선 반드시 풀겠다는 새 각오를 다지며 도복 끈을 다시 졸라맨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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