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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표류하다 하루 만에 구조된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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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표류하다 하루 만에 구조된 다이버

입력
2018.08.31 17:44
수정
2018.08.31 22:55
5면
0 0

부표 잡고 버티다 어선에 발견돼

31일 오전 부산 기장군 학리항 앞바다에서 구조된 다이버(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해양경찰 경비함정으로 옮겨타고 있다. 이 다이버는 실종 지점에서 66km 가량 떠내려가 인근을 지나던 어선에 구조됐다. 부산해경 제공
31일 오전 부산 기장군 학리항 앞바다에서 구조된 다이버(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해양경찰 경비함정으로 옮겨타고 있다. 이 다이버는 실종 지점에서 66km 가량 떠내려가 인근을 지나던 어선에 구조됐다. 부산해경 제공

스쿠버다이빙에 나섰다가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구조됐다.

31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5분쯤 부산 기장군 학리항에서 동쪽으로 28㎞ 떨어진 부근을 지나던 어선이 어구를 붙잡고 해수면 위에 떠있던 진모(44)씨를 구조했다. 이 남성의 발견 지점은 그가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한 부산 남형제도 인근과 66㎞ 가량 떨어진 곳이다. 극적으로 구조된 이 남성은 저체온증과 탈수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에 따르면 진씨는 지인인 이모(44)씨와 지난 30일 오전 10시쯤 2.2t 모터보트를 타고 부산 해운대구 수영요트경기장에서 출항, 부산 사하구 다대동 남형제도 인근해역에 도착했다. 이후, 진씨의 초등학생 아들(12)을 배에 남겨두고 스쿠버다이빙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강한 조류와 강풍으로 스쿠버다이빙을 지속하기 어렵게 되자, 물 밖으로 나왔지만 정박됐던 보트로부터 멀어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스쿠버다이빙 10년 이상 경력의 진씨는 “내가 보트를 가지고 오겠다”며 산소통을 벗어놓은 채 남형제도 방향으로 헤엄을 쳤고 이씨는 인근의 어구용 부표에 몸을 의지했다. 두 사람이 그렇게 돌아오지 않기를 3~4시간. 걱정이 더해진 진씨의 아들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고 같은 날 오후 4시30분쯤 부산해경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해경은 헬기를 이용해 바다에 떠있던 이씨를 먼저 구조했지만 진씨는 보이지 않았다. 헬기와 경비함정, 민간 구조선 등을 동원한 해경의 인근 수색도 허사였다. 그렇게 애를 태웠던 진씨는 실종 20여시간 만에 조업을 하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진씨는 인근을 지나던 이 어선을 발견하고 직접 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여름철이었던 탓에 수온이 25~26도로 비교적 높았던 데다, 진씨가 착용한 다이빙슈트로 체온 유지와 함께 수면 위에 떠있을 수 있었던 것을 진씨의 구조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진씨가 조류에 떠내려 가지 않기 위해 어구용 부표를 잡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다”며 “해상에 떠 있는 구조물 등을 붙잡고 체온을 유지하면서 기다리면 구조될 가능성은 커진다”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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