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격선수권 오늘 개막
191개국 선수단 4255명 참가
60개 종목 236개 금메달 경쟁
北선수단 22명 김해공항 입국
시민들 “우리는 하나” 환대
평창에서 시작해 스웨덴(세계탁구선수권), 대전(코리아오픈탁구), 평양(남북통일농구),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진 남북 스포츠 교류의 물결이 이제 창원으로 향한다.
국제사격연맹(ISSF)이 주최하는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9월 1일 개막해 15일까지 경남 창원국제사격장과 진해 해군교육사령부 사격장에서 열린다. ‘내일의 꿈을 쏴라, 창원에서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막 올린 이번 대회는 1978년 서울에서 열린 42회 대회 이후 4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하는 사격선수권대회다.
1897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사격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정식 종목을 포함한 모든 사격 종목 경기가 펼쳐지는 사격인의 최대 축전이다. 이번 대회는 191개국 4,255명(선수 3,417명, 임원 838명)이 60개 종목에서 금메달 236개를 놓고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한국은 가장 많은 225명의 선수를 내보내며 러시아(194명), 독일, 중국(이상 177명), 인도(167명) 등이 뒤를 따른다. 지난 7월 남북실무회담에서 이 대회 참가를 약속했던 북한도 14개 종목 22명(선수 12명, 임원 10명)의 선수단이 31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공항 대합실에 ‘우리는 하나다' '선수들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한반도기를 든 1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북측 선수들은 시민들의 환호에 다소 딱딱했던 표정을 풀고 시민들을 향해 웃으며 화답하기도 했다. 입장 내내 손을 흔들던 서길산 북측 선수단장은 버스 탑승 전 꽃다발을 대표로 목에 건 뒤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짧은 소감을 전했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사격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4년 만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에서 남과 북이 화합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처럼, 창원에서도 평화를 향해 한 단계 전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KT)를 비롯해 전 세계 총잡이들이 총출동한다. 한국 선수단에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빛낸 사격의 주역들을 만나볼 수 있다. 25m 속사권총 세계기록 보유자 김준홍(KB국민은행), 소총 간판 김종현(KT), 스키트 세계 3위 이종준(KT), 여자 권총 기대주 김민정(KB국민은행),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영전(국군체육부대), 신현우(대구시설공단), 정유진(청주시청) 등이 모두 참가한다.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진종오는 이번 대회 10m 공기권총과 신설 종목인 10m 공기권총 혼성에 출전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우리의 경쟁국은 세계 최강 중국과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베트남, 인도 등이다. 권총에서 강세를 보이는 북한은 리우올림픽 50m 권총 동메달리스트인 김성국과 2010년 뮌헨세계사격선수권대회 10m 러닝타깃 우승자인 조영철이 메달 후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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