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서현이 돈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독을 품었다.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셰프 지망생이었지만, 동생과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슬픈 운명을 갖게 되는 설지현 역을 맡은 설현은 지난 30일 방송에서 동생의 마약거래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자신에게 닥친 모든 비극이 ‘돈’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독기를 품게 됐다.
극중 설지현(서현)은 동생 설지은(윤지원)이 죽던 날 호텔방에 함께 있었다는 천수호(김정현)의 고백과 신민석(김준한)이 사건을 철저히 덮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였다는 것을 알고 경악했던 상태였다.
분노한 지현은 민석을 찾아가 진실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동생이 강실장(허정도)과 주기적으로 마약을 받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지현은 동생도, 강실장도, 민석도, 나아가 가족의 죽음이 모두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에 절규, 처절한 절망에 사로잡혔다.
이후 지현은 술에 취하고, 돈에 취한 채 냉소적인 눈빛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택시 타는 돈도 아까워 한 시간씩 걸어 다니면서 소중히 모았던 돈을 비싼 술을 마시고 명품을 사들이면서 3일도 안 돼 다 써버린 것이다. 죄책감과 걱정으로 인해 주위를 맴도는 수호를 향해서도 돈만 있었으면 모든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커다란 집을 사 달라, 직원들 월급을 전부 인상해달라고 말하는 등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요구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행보와 달리, 지현의 마음은 더욱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먹은 것을 다 토하며 야위어갔고, 심지어 영양실조와 탈수 증상으로 쓰러지게 됐다. 그런 지현을 수호가 발견해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을 목격한 은채아(황승언)는 분노했다.
그는 지현에게 수호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했고 지현은 실소를 머금었다. 이어 수호가 채아와 결혼하려고 한 이유가 자신을 돕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폭로하며 “마음은 다른 데 가있는 남자랑 잘 사세요. 평생”이라는 독설을 남기고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이에 채아가 수호와의 결혼을 깨겠다고 선언하자, 지현은 수호에게 “이제 어떻게 할 거에요? 결혼해서 나 도와준다고 했는데”라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수호가 무릎을 꿇고 빌어서 라도 결혼하겠다고 말하자, 순간 지현은 “나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죠. 그 약속, 아직 지킬 수 있어요?”라며 “그럼, 나랑 결혼할 수 있어요? 결혼해요, 우리”라는 말을 차갑게 내뱉으며, 앞으로 전개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시간’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지현 기자 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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