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셜미디어 유명인인 베이징(北京) 룽취안(龍泉)사의 주지 쉐청(學誠)이 여성 제자를 성폭행ㆍ추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결국 주지 자리까지 박탈당했다.
중국불교협회는 30일 쉐청을 룽취안사 주지 자리에서 퇴출시켰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중국 정부가 쉐청의 혐의 일부를 확인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직후인 24일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고 이 협회는 밝혔다. 쉐청은 이미 이달 초 자신이 역임하던 중국불교협회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앞서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은 쉐청이 여성 제자에게 보낸 노골적인 성추행 문자메시지를 확보해 조사 중이며, 룽취안사가 국가재정법을 어겼을 수도 있다는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런 메시지가 있었다는 사실은 7월 말 쉐청이 여성 제자 최소 6명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불교 수행이라는 구실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미투(MeToo)’ 폭로문건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초 룽취안사는 폭로 내용을 부인해 왔다.
쉐청은 베이징 주요 사찰 중 하나인 룽취안사의 주지로 재임하면서 중국의 트위터격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대중적 유명인사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종교부문 위원이기도 하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성추행 가해 지목을 부정하는 메시지 이후 8월 1일부터 침묵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에는 성추행에 대한 법적 정의는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의 매뉴얼도 없다. 올해 초 베이징항공대 교수 천샤오우(陳小武)에 대한 폭로 등 미국의 미투 운동에 영향을 받은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를 위험요소로 본 당국의 통제로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쉐청을 겨냥한 폭로 문건도 웨이보에서 검열됐다. 웨이보에서는 ‘미투’가 금지어로 지정되자 네티즌들이 미투의 발음에 맞춰 쌀 미(米)와 토끼 토(兎)를 붙여 ‘쌀토끼’ 해시태그를 사용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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