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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만에 대만 재주둔하는 미군, 중국과 정면충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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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만에 대만 재주둔하는 미군, 중국과 정면충돌 가능성

입력
2018.08.30 17:54
수정
2018.08.30 20: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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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격 ‘AIT’에 해병대 배치

신청사 현판식엔 고위관료 참석

“‘하나의 중국’ 위반” 中 강력 반발

지난 6월에 열린 미국재대만협회(AIT) 신청사 준공식. 타이베이=AP 연합뉴스
지난 6월에 열린 미국재대만협회(AIT) 신청사 준공식.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미국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신축 청사에 미국 해병대를 배치키로 해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39년 만의 대만 재주둔이란 상징성에다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배 논란이 겹쳐지면서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내달 신청사 현판식 때 미국이 고위급 인사를 보낼 경우 영토주권 문제에 극히 민감한 중국과의 정면충돌 가능성도 우려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무부 관리가 “미국은 대만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소수의 미국인 인력과 다수의 현지인력을 배치해 AIT 신청사의 안전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30일 보도했다. 그가 말한 소수의 미국인 인력은 해병대를 의미하며 다음달에 있을 신청사 현판식에 맞춰 파견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현재로선 미국이 대만에 상주시킬 해병대 병력은 1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의 해병대 파견 방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미관계의 전제조건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대만과 공식 교류나 군사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양국 관계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에서 “중국은 미국의 해병대 배치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심각하게 위배하고 심지어 중국 영토를 침략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반발은 무엇보다 해병대 파견이 대만을 사실상의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간 세계 각국의 자국 대사관과 영사관 등에 해병대원을 경비병력으로 파견해 왔다는 점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던 연장선으로 여기는 것이다.

비록 10여명 수준의 소수병력이더라도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직후 대만에서 철수했던 미군이 39년 만에 공식적으로 대만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다는 상징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1951~1979년 군사고문단과 연합방위사령부를 두고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켜 오다가 1979년 미중 수교와 동시에 대만과 단교한 뒤 주둔군을 철수시켰다.

미중 간 갈등은 다음달 AIT 신청사 현판식에 미국이 어느 수준의 고위관료를 보내느냐에 따라 격화할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AIT 개소식 당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문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보내지 않았지만 ‘무역전쟁’이 한창이고 한반도 비핵화 견해 차이가 뚜렷해진 만큼 대중 강경파 고위인사의 파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北京) 소식통은 “미국 입장에선 대만이 중국 견제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고 중국 입장에선 하나의 중국 원칙과 영토주권의 문제”라며 “미중 양국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대만 갈등이 표면화할 경우 무역전쟁과도 이미 연계된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훨씬 더 어려운 국면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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