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회의 없애고 10월부터 전면 시행
우리은행이 10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다. 은행 등 금융권은 특례업종으로 인정받아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이 내년 6월까지 유예된 상태다. 지주사 전환을 준비중인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주 52시간 근무 조기 도입이란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30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9월 한 달간 준비 기간을 거쳐 10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노사는 이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위해 ▦근무형태 개선 ▦제도 도입 및 보완 ▦새로운 근로문화 정립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연장근무가 많은 영업점과 부서는 필요한 인력이 추가 배치되고, 근무시간도 조정된다. 이미 시행중인 PC오프제도와 탄력근무제도 주 52시간 근무에 맞게 보완된다. 영업점 아침 회의도 없앨 방침이다.
현재 시행 중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대체휴일제도 개선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처럼 평소보다 업무량이 과도할 때 연장근무나 야근을 해도 대체 휴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를 최대한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에 앞장 설 수 있었던 것은 사전 준비를 해온 덕이 크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5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주 52시간 근무를 위한 사전준비를 해 왔다. 필요 인력 충원 차원에서 올해 신입행원 채용 규모도 750명으로 전년(595명) 보다 26%나 확대했다. 회사는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 후 인력이 더 필요할 경우에는 추가 채용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손 행장의 과감한 결단도 한 몫 했다. 손 행장은 “내년 6월까지 유예기간이 남았지만 직원들의 ‘일과 삶 균형’을 위해 조기 전면 도입을 결정했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이 우리은행의 기업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지난 27일 산별교섭에서 연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합의한 만큼 다른 은행들도 도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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