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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도시’ 동남아 연수 안동시의회, 외유병 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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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도시’ 동남아 연수 안동시의회, 외유병 도졌다

입력
2018.08.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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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5박6일 일정 싱가포르로 출국

인니ㆍ말레이시아 등 3개국 투어

재적의원 18명 중 16명 참가

수행공무원 7명, 총예산 5000만 넘어

안동시의회가 사용하고 있는 안동시청 전경.
안동시의회가 사용하고 있는 안동시청 전경.

경북 안동시의원들이 폭염피해와 태풍 솔릭 내습을 앞두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강행,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안동시의회 등에 따르면 재적 안동시의원 18명 중 16명과 수행공무원 7명 모두 23명이 선진국의 도시문화 벤치마킹을 명분으로 지난 27일부터 9월1일까지 일정으로 싱가포르 등 동남아 3개국 ‘연수’에 나섰다. 남윤찬 의원 등은 농사일 등 개인적 사유로 불참했다.

안동시의회는 20일 공무국외연수심의위원회를 열고 6월 지방선거 때문에 의사일정이 하반기로 몰린 점을 감안해 8월말에 동시에 해외연수를 하기로 결정했다. 해외연수가 결정된 20일은 태풍 솔릭 내습을 앞두고 전국이 비상대비태세에 돌입한 시점이다. 또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극심, 피해조사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안동시에 따르면 30일 현재 안동지역 농작물 폭염ㆍ가품피해 면적은 과수 52㏊, 채소 146㏊ 등 360㏊. 9월 초까지 정밀피해조사가 진행되면 그 면적은 훨씬 늘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전국 생산량의 약 20%에 육박하는 생각은 500㏊에 달하는 재배지 대부분이 폭염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닭 돼지 등 가축도 수만 마리가 폐사했다.

권모(70ㆍ안동시 와룡면)씨는 “폭염으로 고추가 다 말라 죽었다”며 “가뭄에 태풍, 폭우까지 잇따라 올해 농사를 망쳤는데 시의원들은 연수를 핑계로 해외 관광이나 한다니 누구를 위한 시의원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연수일정표에 따르면 사실상 대부분 일정이 관광코스나 마찬가지다. 27일 인천공항을 출발,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짜여져 있다.

주요 일정의 하나인 센토사섬은 북미회담이 열려 유명한 곳이다. 보타닉가든은 열대 식민지 식물원으로 전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인도네시아 바탐섬 등도 한국 패키지관광코스에 빠지지 않는다.

그나마 공식방문 일정은 사회적기업, 싱가포르도시개발청, 인도네시아 벤처기업 관광과 31일로 예정된 바탐시장과 간담회 정도다. 그나마 주마간산격으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16명의 시의원이 행차하면서 7명이나 되는 공무원을 대동하고, 필요한 경비도 5,000만원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여론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모(50)씨는 “기초의회가 시작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며 “거액의 혈세를 들여 연수에 나서놓고 정작 보고서는 중고생 기행문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복래 안동대 유럽문화관광학과 교수는 “일정표상 청년기업 간담회는 모르겠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싱가포르 패키지관광코스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기 김포시의회는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에 따라 최근 국외연수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할 예정이다. 부산시의회도 국외연수 타당성 심사를 강화하는 조례를 발의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의회 관계자는 “가을 축제와 행사 등으로 사전예약을 취소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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