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등 탈세 원하는 땅 주인에게
조합장이 억대 뇌물 받고 편의 봐 줘
경찰, 뇌물수수 혐의로 조합장 구속
경북 구미시 선산농협이 20억에 팔린 땅을 단 하루 만에 2배 이상 가격으로 매입한 것은 양도세 부담을 줄이려는 원래 지주가 조합장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편법을 동원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29일 뇌물수수 혐의로 선산농협조합장 임모(63) 조합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29일 오후 발부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등에 따르면 임씨는 하나로마트를 짓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선산읍내 한 주유소 부지 매입을 추진하던 중 지난해 12월 한 기획부동산업체가 20억7,000만 원에 매입한 땅을 바로 다음날 44억6,000만 원에 매입했다.
임씨는 문제의 땅을 곧바로 매입하는 대신 기획부동산업체를 끼워 넣는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원래 땅 주인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산농협의 이상한 땅 거래 사실이 알려지자 조합원 등이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고, 수사에 나선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초 선산농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물증을 확보했다.
선산농협 관계자는 “조합장 부재 시에는 후임 이사가 직무대행을 맡아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조합장이 즉시 사퇴를 한다면 빠른 시일 내 조합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선산농협 조합원 등 100여 명은 지난달 11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산문화회관에서 선산농협 개혁위원회 창립대회를 열고 선산농협 개혁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또 30일 오전 10시 선산농협 하나로마트 부지 앞에서 비상식적인 마트 부지 매입 행위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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