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9일 퇴임하는 이진성(62ㆍ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을 이을 유남석(61ㆍ연수원 13기) 헌재소장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11월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ㆍ국회ㆍ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는데, 유 후보자는 문 대통령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전남 목포 출신인 유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서울북부지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광주고법원장 등을 지냈다. 부인 민예홍씨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다.
유 후보자는 두 차례에 걸쳐 4년간 헌법재판소에 재직하면서 헌법 연구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3년에는 헌재 파견 연구관, 2008년에는 헌재 수석부장연구관을 지냈고, 헌법을 공부하는 판사 모임인 헌법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헌법재판 제도 등과 관련한 다수의 헌법 논문을 저술했다.
유 후보자는 1988년 김용철 당시 대법원장 유임에 반대하는 판사들의 집단행동(2차 사법파동) 때 설립된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이광범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연수원 13기 동기들과 함께 이 모임 창립을 주도했다. 그러나 2010년 이 연구회 소속 판사 명단이 공개돼 파장이 일자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판결로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때인 2014년 이명박정부의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와 가족에게 국가 등이 5억원을 배상한 판결이 있다. 반국가단체 활동과 반미 활동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거나,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사건 기록을 고소인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선고한 판결 등도 주목 받았다.
인사청문회만 거치는 헌법재판관과 달리, 헌법재판소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및 표결 절차를 둘러싸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들이 유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 전력 등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여, 인준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그는 앞서 지난해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법 연구회 전력에 대해 “우리법연구회는 법원 내 연구모임 단체”라며 “판사의 덕목은 중립성과 균형 있는 시각이고, 어떤 경우에도 편향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당시 청문회에서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처벌 불가피” 입장을, 동성혼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유 후보자가 헌재소장으로 임명될 경우, 재판관으로 이미 1년 남짓 재직해 잔여 임기인 5년여동안 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김진주 기자 pearl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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