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시에 4-2 꺾고 金
입대 20일 앞두고 병역특례 혜택
김동훈 銅… 女단식 준결행 좌절
한국의 아시안게임 효자종목인 정구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남북대결(8강)과 집안싸움(4강)을 넘어 안방마님(결승)까지 꺾고 우승한 김진웅(28ㆍ수원시청)이다.
29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김진웅은 인도네시아의 알렉산더 엘버트 시에(30ㆍ인도네시아)를 4-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오전 시작된 8강에서 북한 리충일(25)를 4-2로 잡은 김진웅은 4강에서는 대표팀 동료이자 4년 전 인천대회 2관왕(남자복식ㆍ단체전) 김동훈(29ㆍ순천시청)을 만나 4-1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남북대결에 이어 집안싸움까지 마치니, 결승에선 안방마님이 기다렸다. 결승에서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시에를 상대한 김진웅은 첫 두 게임을 따내 2-0으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한 게임씩을 나눠가진 3-1 상황에서 듀스 끝에 한 게임을 내줘 3-2까지 따라 잡혔지만, 시에를 향한 홈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이겨내고 6번째 게임을 잡아내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집안싸움에서 패한 김동훈은 준결승 패자 두 명에게 모두 주어지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로써 2010년 광저우 이요한, 2014년 인천 김형준에 이어 아시안게임 정구 남자단식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9월 18일 군 입대가 예정돼 있던 김진웅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닌 정구는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의 유일한 기회이다. 국군체육부대 입대 대상 종목도 아니라 이번 대회 금메달이 아니었다면 김진웅은 군 입대와 함께 사실상 은퇴의 길로 접어들어야 했다. 그는 “단식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마음을 풀지 않고 단체전에서도 우승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구는 국내 저변이 넓진 않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던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지난 인천 대회까지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가져왔고, 특히 홈에서 열린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대회에선 각각 7개의 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다만 이날 여자단식 8강에 오른 김지연(24ㆍ대구은행)이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정구 대표팀이 목표로 했던 ‘금메달 싹쓸이’는 불가능해졌다. 이번 대회에선 지난 대회까지 있던 남녀 복식이 없어져 5개(남녀 단식ㆍ남녀 단체전ㆍ혼합복식)의 메달이 걸려있다. 30일에는 혼합복식, 다음달 1일엔 남녀 단체전 금메달 주인이 가려진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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