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파업’ 파장에... 수술비 급등 등 여성환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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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파업’ 파장에... 수술비 급등 등 여성환자 피해 우려

입력
2018.08.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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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낙태수술 의사 신고 땐 

 해외 원정 낙태 등 부작용 심각 

 복지부 “낙태죄 위헌소송 중… 

 헌재 결정 전에 처벌 없을 것”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최근 공포한 시행규칙에 낙태 시술을 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시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나선 이른바 ‘낙태 파업’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낙태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은 예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여성계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실제로 시술을 거부할 경우 피해가 고스란히 여성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8일 기자회견에서 낙태 수술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가 낙태 수술에 대한 처벌 의지를 명문화했다”고 비판한 것은 지난 17일 개정 공포된 행정처분 규칙을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종전 시행규칙은 모든 종류의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해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하도록 했다. 개정 규칙은 이를 세분화해 진료 중 성범죄에 대해 12개월, 대리 수술의 경우 6개월 등으로 자격정지 기간을 늘렸다. 반면 낙태수술의 경우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자격정지 1개월을 유지했다.

하지만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낙태 시술을 굳이 별도 항목으로 표시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제부터는 사법부의 판결 없이도 복지부가 신고만 받으면 처벌을 하겠다는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곽순헌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개정 후에도 법원의 판결이 난 후에 처분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모자보건법 낙태수술 허용 범위_김경진기자

일각에서는 이번 ‘낙태 시술 전면거부’가 산부인과 의사단체 간 경쟁 속에 한 단체가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벌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실제 이유가 무엇이든 산부인과 의사들이 실제로 낙태 시술을 전면 중단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여성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문제다.

여성정책연구원이 올해 초 16~44세 성경험이 있는 여성 2,0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낙태를 경험했거나 고려한 사유 중 99%가 모자보건법 상 규정된 합법적 사유가 아니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부분의 낙태수술이 불법인 상황에서 의사들이 ‘준법 투쟁’을 하게 되면 수술 시기가 매우 중요한 낙태의 특성 상 자칫 수술 비용이 급등하거나 음성적이고 위험한 방법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과거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낙태 수술 의사들을 신고하면서 낙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던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다.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은 “당시 신고를 두려워한 의사들이 실제로 수술을 하지 않으면서 수술 비용이 두세 배로 치솟았고, 해외 원정 낙태, 임신중절 브로커 등이 생겨나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다”고 전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진화에 나섰다. 박 장관은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재 낙태죄에 대한 위헌소송이 진행 중이고,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이걸 강행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헌재 결정 전에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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