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도 교사 등 세종시 교사 4명
동아리 결성 5개월 만에 태극마크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좋은 체육수업을 해주려고 시작했는데 태극마크를 달아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세종시 현직 교사들이 킨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물이라 더욱 값지다. 주인공은 세종시 교사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동아리 ‘킨더조이’팀의 김준도(31ㆍ도담고), 이재우(29ㆍ어진중), 이지현(28ㆍ도담중), 양승택(28ㆍ소담중) 교사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킨볼은 직경 1.2m, 무게 0.9㎏의 가볍고 큰 볼을 사용해 팀당 4명으로 구성된 3팀이 가로세로 20여m 규격의 경기장에서 공격과 수비를 통해 득점을 겨루는 경기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로 점차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안전하면서도 재미있어 최근 세종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중ㆍ고등학교 학교스포츠클럽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킨더조이팀은 세종지역 중ㆍ고교 12명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요즘 뜨는 킨볼을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쳐보자며 의기투합해 지난 3월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이다.
팀 결성을 주도한 김준도 교사는 “킨볼을 수업 때 해보니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킨볼은 4명의 선수 모두 공에 접촉한 상황에서 공격을 해야 인정되는 등 협동심,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데 좋은 스포츠이기도 해 교사들이 실력과 경험을 키워 좀더 체계적으로 가르치자고 뜻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소 수업과 학교 업무 등으로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매주 하루 짬을 내 기본기를 익혔다. 기본기가 탄탄해지자 내친 김에 더 욕심을 내 고난도 기술과 팀워크 등 맹훈련을 하며 실력을 쌓아갔다. 그리고 동아리 결성 두 달 만인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2018 킨볼 챔피언십 대회’에 첫 출전해 3위에 오르면서 30명을 선발하는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다. 킨더조이팀은 이후 주중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상비군으로 선발된 전국의 실력자들과 함께 훈련을 받았다.
그렇게 폭염 속 비지땀을 흘리며 기량을 닦은 킨더조이팀은 지난주 최종 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교사들의 국가대표 선발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반응은 뜨겁다. 세종시교육청 페이스북에는 ‘우리가 국가대표 제자들임’, ‘월드클래스다’라는 등 기쁨과 축하, 응원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김 교사는 “킨볼 종목은 공이 가벼워 경기 때는 물론, 훈련을 할 때도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지 못한다”며 “평생 흘릴 땀을 훈련하면서 다 흘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힘들었지만, 국가대표가 돼 우리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자부심도 줄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오는 10월 ‘중국 아시아컵 킨볼대회’와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킨볼월드컵에 출전한다. 김 교사는 “아시아컵은 매년 일본이 우승하는데 현실적으로 이기는 게 쉽지 않아 일단 2위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라며 “내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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