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정부 관계자 인용 보도
“폼페이오 24일 오전 편지 받아 트럼프에 전달”
방북 취소 결정할 만큼 적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계획을 하루 만에 전격 취소한 것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적대적인 편지 때문이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이날 칼럼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계획을 발표한 다음달인 24일 오전 김 부위원장으로부터 비밀 편지를 받아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준 사실을 2명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편지의 정확한 메시지는 확실치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취소를 결정할 만큼 충분히 적대적이었다고 로긴은 전했다. 북한이 그간 미국의 비핵화 요구와 제재 압박에 대해 “강도적”이라고 반발해왔던 점에 비춰, 미국의 요구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를 전달 받은 후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스티브 비건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 성김 주 필리핀 대사, 앤드류 김 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 대북 정책 핵심 담당자들과 회의를 가진 뒤 트위터를 통해 방북 취소를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어떤 경로를 통해 김 부위원장의 편지를 받은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북한은 뉴욕채널로 알려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미국과 소통을 늘려왔다고 로긴은 전했다. 그는“트럼프 대통령이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열어 놓은 북한과의 외교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평양이 긍정적으로 응답하지 않으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참모들의 편을 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볼턴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 장관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에 대해서 현 시점에선 시기상조로 반대해왔다고 로긴은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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