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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예산안] “고용•분배 특효 있을까” 물음표 달린 슈퍼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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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예산안] “고용•분배 특효 있을까” 물음표 달린 슈퍼예산

입력
2018.08.28 10:00
수정
2018.08.28 22:5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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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9.7%↑ 10년 만에 최고

복지, 고용에 3분의 1 넘는 162조

국방 8.2%↑… SOC 뺀 전 분야 증액

김동연 “재정이 중추적 역할 수행”

‘나라 곳간 풀기’ 지속가능할지 우려

재정지출만큼 성과 거둘지도 의문

김동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동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내년 정부 총지출(예산+기금)이 올해보다 무려 9.7%나 늘어난다. 총지출 증가율은 금융위기 대응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재정을 대폭 확대한 2009년(10.6%)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일자리 둔화, 고령화, 소득분배 악화, 저출산 등 우리 경제ㆍ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재정이 뒷받침되는 ‘슈퍼 예산’을 당분간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대책을 되풀이하며 대규모 돈 보따리만 푸는 ‘극약 처방’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번 풀면 다시 닫기 힘든 복지예산 등 의무 지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다 일자리 창출도 과연 재정을 확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고 있는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생산적 투자’가 아니라 ‘소비성 지출’이 많아 결국 흩어져버리는 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내년 총지출 규모를 470조5,000억원으로 편성한 2019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428조8,000억원보다 41조7,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이는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4.4%)을 2배 이상 크게 웃도는 것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보다 더 빨리 더 많은 돈을 쓰겠다는 의미다.

늘어난 예산은 ‘참사’ 수준으로 떨어진 일자리와 악화된 소득 격차 등 복지ㆍ고용 등에 주로 투입된다. 최대 증액 분야는 보건ㆍ복지ㆍ노동으로, 올해 대비 17조6,000억원(12.1%)이 증가한 162조2,000억원이 편성됐다.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넘어선 셈이다. 기초연금(9조1,000억원→11조5,000억원)과 올해 처음 도입된 아동수당(7,000억원→1조9,000억원)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일자리 예산이 올해 19조2,000억원에서 22%(4조2,000억원) 늘어난 23조5,000억원으로 확대된 점도 한몫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증액이 이뤄졌다. 증가율로 보면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14.3%) 분야가 가장 높았고, 일반ㆍ지방행정(12.9%) 복지(12.1%) 교육(10.5%) 문화ㆍ체육ㆍ관광(10.1%) 분야 등의 순이었다. 국방 예산도 올해보다 8.2%(3조5,000억원) 늘었다. 연구ㆍ개발(R&D)도 3.7%(7,000억원) 증가한 20조4,000억원이 편성돼,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SOC는 올해보다 5,000억원(2.3%) 감소한 18조5,000억원이 편성돼 문재인 정부의 SOC 감소 기조가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의 도시재생ㆍ공공주택 사업 등 생활 SOC를 건설투자 범주에 포함시킬 경우엔 이 분야도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악화된 고용 시장과 분배 지표 개선,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해결, 국민의 삶의 질 개선, 혁신성장 등 경제활력 제고 등을 위해 이 같은 슈퍼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편성은 과거 어느 해보다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고 재정이 보다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악화된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는 게 정부의 역할이고 이를 위해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계속 지금과 같은 속도로 총지출이 늘어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는 적잖다. 정부는 이렇게 돈을 많이 써도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장담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9.5%에서 내년 39.4%로 줄어든다는 게 정부 추정이다.

그러나 이날 확정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재정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7.3%에 달한다. 당장 2020년 총지출은 504조6,000억원으로 500조원을 돌파하게 되고, 2022년에는 567조6,000억원까지 치솟는다. 관련법이 사라지지 않는 한 무조건 예산에 편성해야 하는 의무지출 비중도 내년 51.4%로 올해보다 0.8%포인트 높아진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지금 확장 재정을 할 수 있는 배경은 세수 여건이 좋다는 것으로 많이 걷히니까 더 쓰겠다는 것”이라며 “세수잉여가 지속될지 의문이고 고령화 추세에 따른 복지비용 지속 부담 등에 따른 장기 재정건전성 훼손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을 왕창 투입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올해도 재정을 대거 투입했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은 되레 줄어들었는데 내년에도 똑같은 일자리 정책에 금액만 더 올리겠다는 것이어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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