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윤 회장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업무 회의와 보고 과정 등에서 경솔한 저의 언행으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다른 분들께도 상처를 드렸다”며 “저의 언행과 관련하여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사내 보고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같은 폭언을 일삼은 녹취록이 최근 인터넷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돼 물의를 빚었다. 제약업계에서 윤 회장의 이 같은 ‘갑질’ 행태가 처음이 아니며, 공개된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아랫사람들을 무시하고 욕설을 퍼붓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업계에 파다했다”며 “최근 수년 동안 여러 직원이 회장 때문에 회사를 옮겼을 정도니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에서 일하다 이직한 한 직원은 “(윤 회장이) 늘 혼자 흥분해서 버릇처럼 욕설을 했다”며 “퇴사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회장의 폭언”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윤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1995년 대웅제약에 감사로 입사한 뒤 이듬해 부사장으로 2세 경영을 시작했다. 현재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 지주회사 대웅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는데, 이번 갑질 물의로 이들 자리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윤 회장은 미국에 머물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최근 가족을 만나기 위해 출국했는데, 내달 7일로 예정된 귀국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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