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딴 남북 단일팀이 시상식에 들고 온 한반도기에 독도가 가려져 있었다.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ㆍ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용선 500m 여자 결선에서 남북 단일팀이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에 입장한 선수단이 든 한반도기에 독도 부근은 가려져 있었다. 물론 시상식에 게양된 한반도기에도 독도는 없었다.
반면 이날 응원을 나온 북측 사격선수단과 남측 응원단이 사용한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표시돼 있었다.
앞서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도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가 사용됐다. 18일 열린 개막식에서 45개 참가국 중 15번째로 입장한 남북한은 한국 여자 농구 선수 임영희와 북한 축구 선수 주경철이 공동 기수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 이날 사용된 한반도기에도 독도는 표시되지 않았다.
이는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남북한은 OCA에 독도를 넣은 한반도기 사용을 요구했으나 OCA는 이를 거부했다. OCA는 남북한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기준을 준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독도 표기 한반도기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2월 평창올림픽에서도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가 사용됐다. 당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IOC가 독도가 표시된 한반도기를 '정치적 행위'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평가전에서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사용되자 일본이 이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IOC와 OCA가 독도 표기를 정치적 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단해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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