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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삐긋... 청 당혹 속 “남북 정상회담 예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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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삐긋... 청 당혹 속 “남북 정상회담 예정대로”

입력
2018.08.26 20:00
수정
2018.08.26 2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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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의 속도조절 무시한 채

남북 관계만 개선하기엔 부담

문 대통령, 관계부처 보고받아

올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올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면서 북미 회담뿐 아니라 9월 북중, 남북 등 연쇄 회담의 목표로 거론됐던 6ㆍ25전쟁 종전선언 계획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북미 간 갈등이 향후 1,2주 내 수습되지 않으면 종전선언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을 추진 중인 우리 정부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무산과 관련해 관계부처 장관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보고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9월까지 연이어 계획된 남ㆍ북ㆍ미ㆍ중 간 양자 회담의 시작점으로 주목 받아왔다. 당초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이에 상응하는 북한 핵신고 등 비핵화 조치가 합의된 다음, 9월 북중 및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를 공고히 해 9월 내지 10월 중 종전선언을 채택하는 방안이 최적의 시나리오로 꼽혀왔다. 특히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8월 말 북미 담판이 종전선언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북미 고위급 접촉이 연기되면서 종전선언 시나리오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미국 측의 ‘속도 조절’ 주문을 무시한 채 남북관계 개선을 강행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결국 9ㆍ9절까지 남은 1, 2주 내에 북미 회담이 극적으로 회생하지 않으면 종전선언까지 가기 위한 북중ㆍ남북 회담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정부는 일단 이번 주 중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일정은 물론이고 9월 중 남북 정상회담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한 기대감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간 중재) 역할이 중요시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왕 이렇게 된 바에 다소 부담이 따르더라도 정부가 남북관계를 풀어내 북미 화해를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게 낫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서도 국내 정치 반발 등 변수를 고려해 대북 압박 차원에서 회담 연기라는 수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측 입장을 이해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남북 회담은 예정대로 추진해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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