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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마라 동생아, 가야 하냐”… 상봉 종료 노래 흐르자 울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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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마라 동생아, 가야 하냐”… 상봉 종료 노래 흐르자 울음바다

입력
2018.08.26 18:12
수정
2018.08.26 19: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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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종료

“남북, 10월 말쯤 한번 더 개최”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후 단체상봉이 진행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리숙희(90) 할머니가 남측 가족에게 직접 쓴 편지를 읽어주며 다가오는 작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후 단체상봉이 진행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리숙희(90) 할머니가 남측 가족에게 직접 쓴 편지를 읽어주며 다가오는 작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남북 이산가족상봉 2차 상봉 마지막 날인 26일.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 상봉 일정이 모두 끝났음을 알리는 노래가 야속하게 흘러 나왔다. 연회장 안팎은 이내 평양 행 버스에 오르는 북측 가족과 이를 배웅하는 남측 가족들이 쏟아낸 오열로 가득 찼다.

전쟁 통에 모친 뱃속에 있다 이번 상봉에서 북측의 아버지와 태어나 처음 대면했던 아들 조정기(67)씨는 버스에 올라 대성통곡하는 아버지 덕용(88)씨에게 “오래 사셔야 해. 그래야 한 번 더 보지”라고 함께 울었다. 버스가 떠나자 정기씨는 “68년 만에 처음보고 이게 마지막이 됐어”라며 허탈해 했다.

남측 오빠 최시욱(84)씨는 북측 여동생 시연(79)씨가 탄 버스에 시동이 걸리자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아이고 가지 마라. 동생아, 가야 하냐”며 떠나는 버스 차장 밖으로 나온 여동생 손을 놓지 못했다.

북측 오빠 정선기(89)씨와 남측 여동생 영기(84)씨도 버스가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버스가 떠난 뒤 남측 가족끼리 부둥켜 안고 통곡하자 이를 지켜보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소속 기자가 영기씨 손을 잡고 울음을 터트렸다.

이번 상봉에서 남측 동생을 만난 북측의 박영희(85)씨는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남측 동생 유희씨는 “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떡해”라며 오열했고 언니는 “내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라고 통곡했다. 이번 상봉 최고령자 강정옥(100)씨는 동생 정화(85)씨에게 “아이고 감사합니다. 같이 삽시다”라고 말했다. 동생과 다시 이별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지난 24일부터 2박 3일간 열린 2차 상봉에 참가한 남측 상봉단 81가족(324명)은 북측 가족과 재회를 기약하고 이날 오후 남측으로 귀환했다. 앞서 20~22일 이뤄진 1차 상봉을 포함해 2차 상봉까지 끝나며 4ㆍ27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2년 10개월 만에 열린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종료됐다.

한편 남북은 올해 안으로 이산가족상봉을 한 차례 더 열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25일 금강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북측과) 협의했다”며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 되면 10월 말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또 이산가족상봉과 더불어 남북 간 고향방문단 교환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ㆍ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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