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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침묵하는 간, 과식ㆍ편식ㆍ과음에서 지켜주세요

입력
2018.08.27 23:13
수정
2018.08.28 18: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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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 백신ㆍ치료제 개발되면서

간염보다 지방간이 더 문제 돼

지방간염은 간경변 진행 위험 높아

식이조절ㆍ운동이 최고의 치료법

#

A형ㆍB형 간염은 예방접종 필수

C형 간염은 문신ㆍ주사바늘 주의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절반 이상 기능이 떨어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 통증이나 이상 증상을 느낀다면 이미 심각히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잦은 음주와 과로,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간 건강에 소홀히 하는 사람은 간 기능 검사는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특히, 간암이나 간경화 가족력이 있다면 더 그렇다.

‘간질환 전문가’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간질환 증상과 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을 물었다. 김 교수는 “과식, 편식, 과음을 금지하고,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간식을 멀리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질환을 꼽자면.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간질환은 원인 질환과 무관하게 진행 정도에 따라 간염, 간경변(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진다. 쉽게 구분하기 위해 피부 상처로 비유해보자. 우선 피부가 날카로운 것에 긁히거나 세균감염으로 붓고 화끈거리는 염증이 생겼다면 ‘간염’으로 볼 수 있다. 상처가 나은 다음에 생긴 흉터가 반복돼 간이 딱딱해진 상태는 ‘간경변’, 사마귀처럼 혹이 생기면 ‘간 종양’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간 종양이 점점 커져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병이 바로 ‘간암’이다.”

-간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선 간염은 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 발견 순서에 따라 A, B, C, D, E 순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나라에서 D형과 E형 간염은 드물고, A, B, C형 간염이 많다. A형과 E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했을 때 생기는 급성 간염이다. 반면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물이나 음식에 의한 감염은 생기지 않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이나 체액으로 감염될 수 있다. 보통 피부나 점막, 성 접촉으로 감염되며 만성화될 수 있다. 만성 간염은 평생 지속될 수 있는 병으로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염은 예방백신이 있나.

“먼저 A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어 접종을 받으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덜 익은 조개나 육류가 A형, E형 간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충분히 익히고 위생적으로 조리해 먹도록 한다. 또한 화장실 사용 후에나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A형이나 E형 간염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한다면 되도록 익힌 음식을 먹고 미리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B형 간염은 산모에서 태아로 감염을 일으켜 과거 만성 간염의 가장 흔한 감염원인이었다. 하지만, 예방접종과 항바이러스 예방치료 덕분에 이제 모체로부터 오는 수직감염은 예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오염된 혈액 수혈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비위생적인 문신이나 피어싱의 무면허 시술을 피하고 면도기나 칫솔과 같은 용품은 개별적으로 사용하길 권한다.

최근 바이러스간염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만성 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염보다 지방간이 되고 있다. 질환 중증도에 따라 단순지방간과 지방간염으로 구분되는데, 단순지방간보다 지방간염 환자는 간경변증 진행 위험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간질환 전문가’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간질환을 예방하려면 과식ㆍ편식ㆍ과음 등을 삼가고, 잠들기 3시간 전부터 간식을 금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간질환 전문가’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간질환을 예방하려면 과식ㆍ편식ㆍ과음 등을 삼가고, 잠들기 3시간 전부터 간식을 금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간질환은 자각하기 정말 어려운 병인가.

“앞서 예로 들었던 피부에 생긴 병은 바로 통증을 느끼지만,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의 간질환은 말기에 이를 때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병을 키우기 쉽다.

만성 간염이라면 막연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간염보다 과로에 의한 증상으로 오인해 대부분 넘어가게 된다. 간경변증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병이 진행돼 위장관 출혈, 복수(腹水), 간성뇌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각종 합병증이 동반된 ‘비대상성 간경변증’이라 해 간이식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가 대부분이다. 또 간경변증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는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황달이 심해지면 간암을 의심해야 한다.

어떠한 간질환도 오래 방치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다.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도는 B형 간염>C형 간염>알코올성 간질환>비알코올성 지방간 순이다. 병을 키워도 안되지만, 비교적 가벼운 질환인데도 너무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아 경과ㆍ예후(豫後)를 정확히 평가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간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

“바이러스간염은 다양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돼 전보다 치료효과가 아주 크다. 특히 C형 간염도 완치가 가능하기에 천연두처럼 완전히 박멸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간에 중성지방이 과다 축적돼 손상을 일으키는 지방간은 에너지 과잉 섭취가 원인이기에 식이조절과 운동이 제일 좋은 치료법이다.

간암은 조기 발견하면 수술이나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할 수 있다. 진행된 간암은 간동맥색전술, 표적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면역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물론 질병의 진행상태와 간 기능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이 다른 만큼 환자상태에 따른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

-간질환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예방접종이 가능한 A형, B형 간염은 예방주사가 좋고, C형 바이러스 감염은 피부를 찌르는 시술이나 행위를 피하고, 문신, 침, 오염된 주사바늘 등의 사용에 주의하도록 한다. 바쁜 직장생활로 운동 시간을 내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음식이나 술로 달래려는 생활패턴은 성인 3명 중 1명 정도로 흔하게 발병하는 지방간의 주원인이다. 지방, 고탄수화물 음식과 간식을 줄이고, 비타민ㆍ무기질이 많은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으면 좋다. 기초체력 향상과 함께 체중 감량, 지방 소비를 높여주는 운동은 지방간 예방ㆍ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자연채취식품이나 민간처방약제, 표준화 관리되지 않은 생약제 등의 건강식품을 함부로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쉽게 풀려고 하는 음주회식 같은 습관에서 벗어나 풍성한 인간관계와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삶의 우선순위 재조정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

[간염 예방법]

-Aㆍ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한다. 동남아 여행할 계획이거나, 젊은이라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는 게 안전하다.

-A형 간염 환자가 잠복기에 자신도 모르게 간염을 전파할 수 있어 손 씻기 같은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A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익혀 먹고 병ㆍ캔에 들지 않은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신다.

-BㆍC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피어싱, 문신 등 소독 안 된 기구를 이용한 시술을 받지 않는다.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함께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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