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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이후 경력 채용 비위 상처 아물지 않은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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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이후 경력 채용 비위 상처 아물지 않은 MBC

입력
2018.08.27 04:40
수정
2018.08.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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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파업 경력 불법 채용]

파업 후 정권 코드 맞추기 기사로 신뢰도 급락

“입사 경위 문제 있으면 내보내야” 분위기 팽배

MBC 노조원들이 파업 중이던 2012년 2월 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죽은 공영방송 MBC를 추모하는 노제’를 지내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박서강 기자
MBC 노조원들이 파업 중이던 2012년 2월 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죽은 공영방송 MBC를 추모하는 노제’를 지내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박서강 기자

총파업 이후 이뤄진 채용 과정에서의 얼룩은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MBC의 발목을 여전히 잡고 있다. 수 년간 계속된 인사가 남긴 상처와 멍울은 방송사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내부 인력 간 깊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근무하는 기자 및 직원 상당수는 2012년 이후 경력 입사자들을 향해 오늘날 MBC 위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이야 대부분 보도국 외 소속으로 직접 리포트 작성과 보도를 하고 있지 않거나 일부는 이미 퇴사했지만, 이들이 근무하면서 정권 코드와 데스크 입맛에 맞는 기사를 받아쓰면서 뉴스 브랜드와 신뢰도가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을 ‘내 식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뚜렷하다. MBC 현직 기자는 “MBC 조직원들은 2012년 이후 경력 입사자들을 ‘적폐’로 보는 면이 있다”며 “이들의 입사 경위와 이후 작성한 리포트를 조사해 문제가 있으면 내보내거나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기자 상당수가 공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직원 역시 “과거 시용ㆍ계약 경력기자를 뽑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거라는 의혹이 기자들 사이에서 팽배하다”며 “그들이 그간 역량을 키우지 않고 당시 경영진의 들러리를 서줬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경영진이 바뀌었음에도 채용비리 등 이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기도 한다. 사측은 자체적으로 2012년 시용ㆍ계약직 경력기자 채용, 2014년 헤드헌팅 경력기자 채용 관련 내부 감사를 마무리 지었지만,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적폐 경영진은 경력기자 채용 과정에서 사상 검증, 노조 불가입 요구 등 불법 행위를 자행했고, 이렇게 채용된 기자들 상당수가 세월호 참사,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등의 편파 왜곡보도에 동원됐다”며 “사측은 2012년 파업 대체인력 불법 채용과 이후 채용 과정에서의 비리 조사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하면서 날을 세우고 있다.

MBC 구성원들은 회사가 마주한 현실이 처참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메인 뉴스가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는 점을 아프게 생각한다. 대표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2~3% 정도로 지상파 메인 뉴스 중 꼴찌고, 후발주자인 종합편성채널에도 밀리고 있다. 언론인 사이 신뢰도 역시 마찬가지. 한국기자협회가 지난 1~6일 현직 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조사에서 MBC는 1%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다만 최승호 사장이 취임 이후 내건 ‘내부 적폐청산’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사 공동 MBC정상화위원회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당시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했던 기자와 세월호 유가족 폄훼 및 전원구조 오보 보고 묵살 등의 책임자로 지목된 부장급 기자를 해고했다. 2016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해 언론사에 유출했다고 보도한 기자들은 검찰에 수사 의뢰된 상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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