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소비자가 해외 제품을 ‘직접구매(직구)’하는 데 쓴 돈이 13억 달러(약 1조4,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 늘었다고 24일 관세청이 밝혔다. 같은 기간 직구 건수도 36%(1,096만→1,494만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직구 규모가 많이 늘었다. 상반기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2억1,000만 달러 규모의 물품을 사들였다. 이는 1년 전보다 78%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직구로 사들인 일본 제품도 6,000만 달러로 32% 늘었다. 전체 직구 금액의 53%를 차지하는 미국 제품 직구 규모는 5억6,000만 달러로 3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건강기능식품 직구가 308만건(2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류(192만건ㆍ13%), 전자제품(168만건ㆍ11%), 화장품(164만건ㆍ11%) 등의 순이었다. 특히 TV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4만2,847건이 수입되며 수입 건수가 109%나 늘었다. 또 기록적인 폭염에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기기 수입 건수도 9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직구족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은 ▦중국 전자제품 ▦미국 건강기능식품 ▦일본 완구 등이다. 상반기 중국 전자제품에 대한 직구는 88만2,000건으로, 이미 지난해 한해(88만 건) 수준을 넘어섰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무선진공청소기(742%) 공기청정기(118%) 등에 대한 직구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에서 직구로 반입되는 건강기능식품도 올해 상반기 260만 건으로 33%나 늘었다. 김희리 관세청 특수통관과장은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소비 풍조와 맞물려 국내와 비교해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해외직구의 매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라모델, 피규어 등 일본 완구ㆍ인형류에 대한 직구도 ‘키덜트’ 족이 늘어나며 90%(9만5,000→18만1,000건) 급증했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뜻한다.
김희리 과장은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대규모 할인행사 영향으로 올해 해외직구 규모는 사상 최초로 20억 달러를 돌파했던 지난해 기록(21억1,000만 달러)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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