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한다면 단호한 어조로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신다면 저희로서는 더 이상 응대가 곤란하다. 응대를 종료하겠다'고 말해라."
롯데백화점이 이른바 '악성 고객'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현장 직원들의 고객 응대 업무를 돕기 위해 대고객 매뉴얼인 ‘존중 받을 용기’를 제작해 배치한다고 23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회 이슈에 대한 선제 대응과 현장에서 고객과 문제 발생 시 대응 방법이 명시된 고객응대 업무 매뉴얼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책자를 발간했다.
◇악성 고객이라면 일체 협의 보상 중단
이 책자는 악성 컴플레인 제기 고객을 뜻하는 ‘ECC(Extra Care Customer, 특별 관심 고객)’를 정의하는 판단기준를 정했다.
고의성·억지성·상습성·기만성·과도성·비윤리성으로 구분해 세부기준과 처리방향을 정했다. 예를 들어 고의적으로 억지를 부리는 고객의 경우 5만원 이하 등 상식적인 선에서 보상을 요구한다면 악성 고객으로 분류하지 않고 협의 및 보상을 진행하지만 거짓말, 과도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고객이라면 악성고객으로 분류해 일체 협의 보상을 진행하지 말라는 지침이 담겼다.
또 고객에 대한 ‘응대 방법’, ‘응대 테크닉’ 그리고 ‘상황별 참고 법령’도 눈여겨 볼 만하다.
구체적인 응대방법 지침을 살펴보면 '친절하돼 필요이상의 저자세는 지양해라'라고 명시했다.
이외에도 ▲고객 불만에 대해 감정적인 응대 태도와 자극적 멘트는 지양 ▲중요한 것은 고객이 화가 난 감정에 대해 공감이지 동의가 아니다 ▲무리한 요구에 대해 수락한다는 의미의 피드백은 지양해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의 경우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응태도이지 신속한 해결이 아니다. 성급하게 해결책 제시나 약속을 하면 안 된다 등이다.
◇근거 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구체적 질문하라
악성 고객의 유형별 지침도 있다. 매장이나 상담실을 방문해 요구사항이 해결될 때까지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집요하게 업무를 방해하는 '대면형'의 경우 녹음 녹화로 증거확보→고객진정→장소전환(다른 장소로 유도) →절차안내(추후 약속 유도) 등을 따르게 했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상식에서 벗어난 주관적 논리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억지형'은 반복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게 했다. 예를 들어 '식품괌에서 홍삼을 샀는데 품질이 별로이니 반품해달라'고 요구한다면 '고객님 죄송하지만 어떤 면에서 품질이 별로라고 생각하셨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라고 응대하는 식이다.
개선이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보상을 목적으로 고의적인 항의를 제기하는 '보상형' 악성고객이 "성의를 보여라"고 요구한다면 "고객님께서 말씀하시는 성의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된다.
만약 정신적 피해보상 등을 요구할 경우에는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객관적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달라고 하면 된다.
또 언론이나 블로그 등에 피해 내역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지나친 저자세를 삼가하고 권한 밖의 무리한 요구에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명시했다.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하는 이른바 '갑질 고객'에 대해서는 아예 응대를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단호한 어조로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신다면 저희로서는 더이상 응대가 곤란하다. 응대를 종료하겠다'고 말한뒤 응대를 종료해도 된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9월까지 점별 고객 상담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해 책자에 대한 매뉴얼 숙지 과정을 도울 예정이다. 또 향후 고객 응대 매뉴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협력업체 및 중소 파트너사에게 관련 매뉴얼 제작 과정 및 내용에 대해서 도움을 줄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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