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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나중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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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나중에 알았다”

입력
2018.08.23 08:06
수정
2018.08.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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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코언 법정 진술 정면으로 반박 

 지난 4월엔 ‘모르쇠’… 말 바꾸기 계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웨스트 버지니아주 찰스터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찰스터=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웨스트 버지니아주 찰스터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찰스터=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당시 자신과 불거진 성 추문과 관련해 2명의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이 건네진 것에 대해 “나중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전날 법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와 조율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돈을 줬다”는 진술을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돈은 대선캠프 자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선거자금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다. 충복이었던 코언이 자신에 대한 불법행위에 대해 폭로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반박에 나서며 진실게임 양상으로 끌고 가려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의 ‘폭스앤프렌즈’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23일 방송 예정으로 이날은 짧은 예고편만 인터넷에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포르노 여배우와 성인잡지 표지모델 출신의 두 여성에게 돈이 지급된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나중에(later on) 알았다”고 대답했다.

돈이 지급된 대선 당시에는 자신은 그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것으로,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돈을 줬다고 한 진술과 정면 배치된다. 두 여성에게 지급된 돈은 총 28만 달러(약 3억 1,000만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의 출처가 대선 캠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그것(합의금)에 대해 들었을 때 처음 든 의문은 ‘혹시 대선캠프에서 나온 것인가’였다”면서 “왜냐면 그렇다면 좀 곤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은 캠프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것이 핵심이다. 그것은 나한테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3일 트위터에서도 “코언이 매달 (나에게서) 상담료를 받았다”며 “이 돈(합의금)은 대선캠프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대선캠프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계속 말을 바꿔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의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그는 지난 4월만 해도 “합의금이 지급된 사실은 물론 자금의 출처도 모른다”고 이 사안 전체에 대해서 모르쇠로 잡아 뗐다. 그러다가 새로 영입한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코언이 자기 재량으로 합의금을 지불했고, 대선이 끝나고 얼마 후 두 사람 사이에 변제가 이뤄졌다”고 폭탄 발언을 하자 뒤늦게 진술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에 몰리자, 오바마 대통령도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물타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오바마를 보면 엄청난 선거법 위반을 했지만 다른 법무장관을 갖고 있었고, 그들(법무부)은 그것을 매우 다르게 봤다”며 법무부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후원금 신고 누락이란 절차상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갖는 불법 행위의 성격과 파급력은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폴리티코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례와 관련, 2008년 당시 선거 캠프가 대선 막판에 18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금해놓고 48시간 내 신고하라는 규정을 따르지 않아 연방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것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한 게 없다며 적극 엄호에 나섰다.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혐의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나중에 알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거짓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코언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협조 가능성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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